'상반기 흐림,하반기 맑음.' 고려아연은 올 상반기에 4천6백45억원의 매출에 2백3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매출액은 13.8%,영업이익은 51.1% 감소했다. 특히 2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84%나 줄었다. 이라크 전쟁 등의 여파로 국제 아연 가격이 약세를 보인데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진 게 실적 악화의 주요인이다. 고려아연은 전체 매출액의 40% 이상이 아연 사업부문,70% 이상이 수출 부문이다. 아연가격과 원화가치 변동에 민감한 사업구조인 셈이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상반기의 부진을 털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국제 아연 가격은 6월보다 8.7% 높은 t당 8백58달러까지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정지윤 서울증권 연구원은 "최근 영업환경이 호전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2분기가 올해의 바닥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주가는 2만원대 초반이 강력한 지지선이 될 것으로 증권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는 고려아연의 대주주인 영풍산업이 지난 7월16일 보유지분 9.9%(1백87만주)를 도이체방크에 주당 2만2천원에 매각하면서 맺은 옵션계약과 관련이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영풍산업은 당시 도이체방크에 주식매각 대금의 6.3%를 수수료로 지급했다. 향후 1백일(거래일 기준) 이내에 고려아연의 주가가 3만8백원(2만2천원보다 40% 높은 가격) 이상일 경우 지급 수수료 가운데 6%를,2만2천∼3만8백원 미만이면 주가 상승률만큼을 돌려받는 조건이다. 양기인 대우증권 연구원은 "고려아연 주가가 2만8백원(2만2천원보다 6.3% 낮은 가격) 밑으로 내려가면 도이체방크가 손해를 보는 만큼 이 가격대에선 하방 경직성이 강해질 것"이라며 "반대로 주가가 2만2천원 이상이면 도이체방크로선 수수료 반환 위험에 노출돼 보유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