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제 노사정 재협상] 가시돋힌 설전…'타결 난망'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주5일 근무제를 논의하기 위해 8일 열린 노사정협의회에서 노사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합의에 의한 타결 전망을 어둡게 했다.
비공개 회의 전 상견례 자리에 마주앉은 노사 대표들은 가시돋힌 설전을 벌여 타협에 이르는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노동계였다.
한국노총 김성태 사무총장은 "협상시한까지 합의가 안되면 정부안을 밀어붙이겠다는 정치권의 주장은 노동계를 향해 파업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타결하겠다는 원칙을 갖고 성실히 협상하면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곧바로 사용자측의 반격이 날아왔다.
경영자총협회 조남홍 부회장은 "'성실'이 정확히 무슨 뜻이냐.노동계가 내놓은 단일안에서는 전혀 성실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발을 붙이고 있는 땅이 단단한지 무른지부터 살펴야 하는데 (단일안은) 하늘에 붕 떠있는 것 같아 깜짝 놀랐다"고 응수했다.
회의를 주재한 송훈석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그래도 단일안을 보면 노동계가 휴가일수나 시행시기 등에서 어느 정도 양보한 것 아니냐"고 노동계 편을 들자 조 부회장은 "그걸 양보라고 한다면…"이라며 못마땅한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민주노총 이재웅 사무총장은 "주5일 근무제의 기본정신이 훼손되고 있는 것 같아 문제다.
시한을 박아놓고 노동계를 압박한다면 8월 처리도 옳지 않다"며 사용자측과 정치권을 동시에 겨냥했다.
한국노총 김 총장이 "협상 타결을 기대하며 박수부터 치고 회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지만 조 부회장은 "김칫국물부터 마시면 안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에서 송 위원장은 "첫 날은 전략상 자기 주장을 강하게 얘기할 수밖에 없어 서로의 입장만 확인하는 수준이었다"며 "그러나 이번이 마지막 재협상이므로 다음 회의에서는 좀 더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최종 협상시한은 14일이며 오는 12일부터 3일간 매일 국회에서 협상을 벌여 타협점을 찾기로 했다"며 "합의가 안되면 20일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가결한 후 28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임금보전과 관련,노동계는 근로시간 단축분은 기본임금으로,연·월차 휴가 축소에 따라 삭감되는 수당은 퇴직 때까지 총액임금으로 각각 보전해줄 것을 주장했다.
반면 경영계는 기존 임금 수준과 시간당 통상임금 저하 금지를 포괄적으로 명시할 것을 요구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