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미국 국무부 군축 및 국가안보담당 차관과 북한 외무성의 최근 자극적 수사(修辭) 교환은 북미 두 나라가 여전히 충돌과정에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5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전문가들을 인용, 보도했다. 신문은 볼턴 미 국무차관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포악한 독재자' 등으로 원색적으로 비난하자 북한이 관영 매체를 통해 '인간 쓰레기', '흡혈귀'로 맞받아치는 동시에 북핵 6자회담 대표 선정을 겨냥, "그를 미 행정부 관리로 인정하지 않으며 그런 자와는 상종하지 않겠다"고 공격하는 등 격렬한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일 "미 행정부의 관리라고 하는 자의 입에서 이런 망발이 거리낌없이 튀어나오는 것을 보면 미국이 우리와 회담을 하지는 그 진의 자체가 의심스러워진다"고 볼턴 차관을 비난했다. 워싱턴 D.C.의 맨스필드 태평양문제연구소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북측의 발언은 "그들이 얼마나 국제적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말하고 평양은 위협적인 말로 효과를 얻길 바라나 그 결과는 국제사회를 경악시키고 소원케 한다"고지적했다. 미 외교협회(CFR) 아시아문제 전문가인 에릭 헤긴보덤 연구원은 그러나 볼턴 국무차관을 겨냥한 북한의 경멸은 백악관이 그를 회담대표로 파견하는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헤긴보덤 연구원은 또 볼턴 차관은 지난 4월 베이징 북미회담에서도 미 대표로 참가하지 않았으며 어쩌면 이번 6자회담 역시 제1의 선택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