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그런 상황이 온다면 회사문을 닫게 하지는 않을 겁니다. 되돌아 보면 안타깝고 아쉬울 뿐이지요."(지난 2001년 11월 폐업한 제주 H여객의 당시 J노조위원장) "노조전임자 1명을 둘러싸고 노사가 팽팽히 맞서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어처구니 없지요. 노조가 문제였어요. 합의하면 돌아서서 딴소리하고…."(지난해 7월 해산 신고한 대전 B광학 회사관계자) 노동부는 노사갈등을 빚다 공멸의 길을 걷게 된 8개 회사의 사례를 담은 '노사협력 실패사례 조사보고서'를 4일 펴냈다. 이들 회사는 노사가 서로 불신하고 자기의 주장을 끝까지 굽히지 않아 대화와 타협의 여지가 조금도 없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대구에서 전자부품조립업을 하던 G공사는 재무구조가 건전한 우량중소기업.코스닥등록을 준비하던 지난 2000년 임단협교섭 중 회사가 제2공장 건설계획을 알리지 않으면서 노사 불신이 싹텄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이 잘돼 공장을 증설하려는 방침을 노조와해로 받아들이는 노조를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회사측이 노조사무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게 드러나면서 노사관계는 돌이킬수 없는 사태로 치달아 2001년 문을 닫았다. 안경렌즈 제조업체였던 대전의 B광학은 노조전임자 1명을 전임으로 할지,반전임으로 할지가 회사문을 닫게한 케이스다. 이 회사 노조는 전임자가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산하에서 일하도록 완전전임으로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한 반면 민주노총에 거부감을 느낀 회사측은 반전임으로 맞섰다. 서로 불신하던 노사는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의지가 없어 결국 노조의 파업과 회사의 직장폐쇄가 맞서며 파국을 맞았다. 제주도에 있는 H여객은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릴 정도로 수익성이 좋았다. 그러나 경영상황 악화 이후 체불임금 지급을 위해 발행한 당좌수표가 부도처리되고 그뒤 노노갈등이 겹치면서 폐업하고 말았다. 당시 노조조합장이던 J씨는 "회사를 꼭 살려야 했는 데 못살렸다. 회사측도 뒤늦게 깨우치는 것 같다"며 당시의 강경투쟁을 후회했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