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무분규의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5년 만에 최고 신용등급을 회복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3일 "도요타의 장기 신용 등급을 '더블A1(Aa1)'에서 '트리플A(Aaa)'로 한단계 상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도요타는 일본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트리플A' 평가를 받은 기업이 됐다. 이는 한국의 삼성전자(A3)보다 6단계,현대자동차(Ba1)보다는 10단계 높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도요타가 일본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최고 신용등급을 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도요타 특유의 노사협력 문화를 꼽고 있다. 또 △생산시스템 혁신을 통한 비용절감 △주력차종 다양화 △공격적인 해외시장 진출 등도 성공의 주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일본 최대 자동차회사인 도요타가 무디스로부터 최고의 신용등급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우선 지난해 사상 최대의 이익을 냈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지난 회계연도 중 총 1조4천1백40억엔의 경상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 급증한 것이며,일본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다. 무디스는 "지난해 실적 호조로 도요타의 부채상환 능력이 제고되는 등 재무건전성이 크게 회복됐다"고 분석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북미지역에서의 약진이 눈에 띈다. 도요타의 7월 중 미국 내 자동차 판매 증가율은 4.5%로,제너럴모터스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업체들의 판매량이 최대 11.5% 가까이 급감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도요타는 비즈니스위크가 최근 발표한 '2003 브랜드 가치 1백대 기업'에서 아시아 기업으로는 최고 순위인 11위에 올랐다. ◆도요타식 노사협력이 성공 비결=도요타가 이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도요타식 노사협력 문화'에 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실제로 도요타는 지난 50년간 단 한건의 노사분규도 없었다. 1950년대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은 후 '노사는 자동차의 두 바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파업을 자제해왔다. 특히 올해 초에는 실적호전에도 불구하고 노사가 임금동결에 전격 합의했다. "회사의 국제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또 한개 라인에서 복수의 차종과 부품을 생산하는 '혼합생산방식'과 제품생산에 요구되는 부품 등 자재를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수량만큼 조달하는 '적기생산시스템(just-in-time)'을 선도적으로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생산시스템 혁신에 나선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