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북송금' 3차공판에서 특검팀은 정상회담성사 과정에서 정부와 현대간 물밑 접촉 내용을 집중 추궁했으며 이 과정에서 예비접촉 현장에 김영완씨가 매번 나타난 사실 등이 드러났다. ◆`1억불' 통신사업 대가 = 정부가 북에 대한 정책지원금 1억불을 현대에 넘기기로 했다는 특검 조사내용에 대해 박지원 전 문화부 장관은 여전히 진술을 거부했지만 정몽헌 회장은 "2000년 4월 4차 예비접촉 때 정부지급분 1억불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4억불과 1억불이 모두 정상회담 전에 송금돼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북측이 통신 사업권 주기를 꺼리는 상황에서 정부 지급분 1억불을떠안더라도 통신사업권을 딸 수 있으면 이득이라고 생각했다"며 "북측도 4억5천만불을 모두 현대의 사업대가로 인정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검측은 박 전장관이 진술을 거부하는 부분에 대해 비공개재판을 제안했고 박 전장관은 "비공개시 진술여부는 고려해보겠다"고 답했다. ◆ 김영완씨, 예비접촉서 매번 목격 = 박지원 전장관은 이날 "2000년 3~4월 진행된 정상회담 예비접촉 장소에서 매번 김영완씨를 멀리서 봤다"고 증언했다. 박 전장관은 "김씨를 본 것은 사실이나 나와 동행하거나 정상회담 문제를 의논하지 않았다"고 말해 현대측 관계자와 동행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정몽헌 회장은 "회담장소에서 김영완씨를 보지 못했고 현대에서 김씨에게회담장에 와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으며 김씨가 어느 숙소에 묵었는지도 모른다"고말했다. 정 회장은 "4차례 예비접촉에 조총련계 2세 요시다 다케시씨도 모두 참석했으며요시다씨는 1차 접촉때는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의 연락을 받고 왔지만 나중에는북측 연락으로 예비접촉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정부-현대 별개숙소 이용 = 정 회장은 "1차 접촉에서 싱가포르 마리나 호텔,2차 상하이 하얏트 호텔, 3차와 4차는 베이징 월드차이나 호텔에 묵었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장관은 1차때 싱가포르 리츠칼튼 호텔, 2차 상하이 그랜드 하얏트 호텔, 3차와 4차는 베이징 셰라톤 호텔에 묵었던 것으로 특검 조서에 나와 있다. 박지원-이익치-정몽헌씨 등과 출입국 시기가 일치하는 김영완씨의 숙소를 파악할 경우 예비접촉 과정에서의 김씨의 역할 규명에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기호-임동원 엇갈린 진술 =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2000년 6월3일이근영 당시 산은총재와 이용근 당시 금감위원장 등과 조찬회동을 가진 뒤 임동원국정원장과 박지원 장관에게 산은 대출사실을 곧바로 알려줬다"며 "임 전원장과 박전장관이 모두 현대에 대한 지원을 시급히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 전원장은 "저는 6월3일~4일 서울에 있지 않았으며 산은 대출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임 전원장은 이 전수석이 정부지급 1억불 재원을 마련키로 했다는 특검주장과 1억불을 현대에 넘기기로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