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가 3분기에 빚을 갚기 힘들다'는 모건스탠리의 분석보고서에 대해 당사자인 LG카드와 모건스탠리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LG카드는 곧바로 유동성 위기를 일축하는 반박자료를 냈다. 보고서의 '완성도'에도 의문을 표시했다. LG카드 관계자는 31일 "모건스탠리가 LG카드의 3분기 상환능력을 분석하는데 기준으로 삼은 시점은 지난 6월 말"이라며 "7월 한 달간 변화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보고서에는 지난해 LG카드의 총 자산 규모가 38조원으로 적혀있는데 이는 실제보다 6조원 정도 많은 수치"라며 "보고서를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도 신용카드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모건스탠리가 왜 이런 보고서를 냈는지 이해가 안간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이에 대해 보고서를 쓴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정 연구원은 "LG카드의 자금조달 계획은 회사측 희망일 뿐 성공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다"며 "설령 올 3분기는 무사히 넘기더라도 영업에서 계속 적자를 내고 있는 만큼 지금 주가는 너무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총 자산 규모가 잘못 나간 것은 '타이핑 오류'로 곧장 수정했다"며 "그럼에도 LG카드의 유동성 위기를 지적하는 데 논리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글을 쓴 배경에 대해서도 "시류를 따르기보다 소신껏 썼다"고 말했다.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는 애널리스트의 고유 권한이다. 저마다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고 결과적으로 평가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매수' 위주의 분석보고서에 치우친 국내 증권업계의 관행에 비춰볼 때 모건스탠리의 '과감함'은 신선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세계적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 보고서가 '타이밍'과 정확성 논란에 휩싸인 것은 썩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외국계 증권사의 분석보고서에 과민반응하는 국내 증시나 ?장밋빛 전망? 만 내놓는 회사측도 문제지만 시장안팎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는 보다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용석 증권부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