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방카슈랑스 잘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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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Economist 본사 독점전재 ]
은행과 보험사간의 업무 제휴를 뜻하는 방카슈랑스는 주로 유럽지역에서 성행하고 있지만 나라에 따라 편차를 보인다.
방카슈랑스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프랑스 베네룩스3국 등지에서도 비교적 잘 되는 편이다.
그러나 유럽 최대 보험시장인 영국에서는 시작조차 못했으며 독일에서도 지지부진한 편이다.
미국에서도 규제 등의 문제로 방카슈랑스가 정착되지 못했다.
이론적으로 방카슈랑스 제도의 도입은 은행과 보험사간의 상품 교차판매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도록 하는 데 있다.
은행은 보험상품 판매를 통해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고,보험사도 안정적 판매망 확보를 통해 매출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방카슈랑스가 이탈리아 스페인 등 일부 나라에서만 성공하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한 명확한 분석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방카슈랑스가 성공한 나라들은 대체로 다음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로 지방은행이 강하다는 점이다.
스페인의 경우 지방정부와 예금주들에 의해 통제되는 지방은행이 발달돼 있다.
이탈리아도 자선재단이 운영하는 지방은행의 영업이 활발하다.
이들 지방은행은 지역 곳곳에 광범위한 점포망을 가지고 있고 지역사회 공동체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이같은 네트워크는 보험상품 판매에 매우 효과적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때문에 스페인과 이탈리아 보험시장에 진출하려는 외국 보험사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제휴 대상 지방은행을 선정하는 일이다.
일례로 영국 보험사 아비바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각각 5개와 4개의 지방은행과 제휴하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특히 생명보험 부문에서 강하게 나타난다.
실제로 스페인에서는 방카슈랑스에 의한 보험상품 판매가 전체 생명보험시장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둘째,노동시장이 경직돼 있는 것도 특징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경우 미국이나 영국보다 노동시장이 경직돼 있어 은행들은 경영사정이 악화될 때도 인원 감축을 통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은행들은 유휴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추가적 수익원 창출에 주력하게 되고 그 결과 방카슈랑스를 유력한 대안으로 채택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셋째,보험상품이 단순하다.
방카슈랑스를 실시할 경우 은행 내에서 보험상품 판매를 담당하는 이들의 전문성은 보험사의 보험중개인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는 여타 유럽 국가들에 비해 보험상품이 단순해 보험에 대해 전문 교육을 받지 않은 이들도 보험상품 판매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넷째,민간연금이 발달돼 있지 않다.
미국처럼 민간연금이 발달된 나라에서는 소비자 개개인이 자신의 연금관리를 위해 금융상품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은행 보험판매인들의 전문성 부족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스페인 이탈리아 등은 아직 민간연금이 발달돼 있지 않다.
정리=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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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코노미스트지 최신호(7월26일자)에 실린 'Success in the south'란 칼럼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