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위안화 평가절상을 위해 중국 정부와 외교 협상에 나선다.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은 29일 "위안화 가치를 끌어 올리기 위해 '조용한 외교(quiet diplomacy)'를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 일환으로 오는 9월 중 중국 방문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금융기구는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에 반대입장을 표명,논란이 일고 있다.


◆조용한 외교는 대화와 협의=스노 장관은 이날 돈 에반스 상무장관 및 일레인 차오 노동장관과 함께 부시 경제정책 홍보차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한 공장을 방문,조용한 외교를 통해 위안화 평가절상을 관철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일련의 대화와 협의(a series of conversations and discussions)가 조용한 외교"라고 설명하면서 "오는 9월 중국을 직접 방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환율정책은 중국 정부가 최종 결정할 문제"라며 "미국은 단지 환율정책 변화를 위한 로비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무역보복 등 중국과 정면으로 대결할 의도는 없음을 시사했다.


위안화 문제로 양국관계가 나빠질 경우 중국 정부의 대규모 미국채 매각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북핵문제에 대한 중국과의 불협화음 우려 등 부작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 정부는 급진적인 위안화 평가절상보다는 환율변동폭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중국 정부를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8.27위안을 기준으로 상하 0.15% 범위 안에서만 움직이고 있다.


외환전문가들은 환율변동폭을 3%로 확대하는 게 미 정부의 당면 목표인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금융기구는 위안화 절상에 반대=미국의 위안화 절상압력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IMF와 ADB 등 국제금융기구는 이에 반대,위안화 문제를 둘러싸고 국제사회가 분열돼 있다.


즉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절상요구파와 국제금융기구의 절상반대파로 양분된 상태다.


ADB는 이날 "위안화가치 상승은 중국경제의 위축을 초래,동아시아국가들의 대중 수출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IMF도 지난주 세계의 성장축인 중국경제의 부진을 우려,미국 일본 등의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이같은 찬·반 대립구도를 십분 활용,미국의 외교적 압력에도 불구하고 절상거부 방침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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