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4월 총선에서 `젊은 피'로 여론의각광을 받으며 기성정치권에 도전했던 386세대가 이른바 `청와대 386참모진의 음모론' 논란 와중에 선배 정치인들로부터는 역공을, 여론으로부터는 검증을 받고 있다. 음모론의 직접 공격대상은 청와대 386 참모진이지만, 여권 전체의 386이 공격권에 들어있다. `386참모진의 음모론'이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세대교체에 대한 기성정치권의 불안감을 동력원으로 삼아 논란을 이어감에 따라 이미 정치권에 진입한 386세대와 17대 총선에서 정치권 진출을 시도하는 386세대가 자신들에게 날아들 유탄때문에 곤혹스러운 처지다. 민주당 구주류는 물론 신주류내에서도 기성그룹의 경우 내심 청와대 386을 견제하는 기류가 보인다. 정당.국회측의 386은 청와대 386참모진에 대한 `음모론' 논란을 어떻게 보고,어떻게 대응하려 할까. 민주당 임종석(任鍾晳) 의원은 27일 "객관적 근거도 없이 왜 초점이 386에게 맞춰지고, 왜 386이 두드려 맞아야 하는지, 얼토당토 않은 정치공세가 왜 발생하고 386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뭔지"라며 "이거야 말로 음모"라고 말하고, "결국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화살을 386으로 돌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언제 (신당의) 주도권을 갖겠다고 했으며, 언제 국정을 책임질 만한 권한을 갖고 일한 적이 있느냐"고 항변하고 "청와대내 386이라면 대다수가 4,5급행정관인데 한두 비서관을 직접 지적해 386 전체 문제로 몰아가는 경향"이라고 덧붙였다. 윤호중(尹昊重.구리) 위원장은 "(정대철 대표 사건은) 검찰 하위간부들이 검찰권 독립을 강하게 밀고 나가려는 움직임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것과 검찰외부의 다른 세력이 연계됐다는 음모론은 과거의 틀로 보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당내에서 음모론이 먹히는 이유에 대해 "386세대의 선배그룹이 40대로접어들어 사회의 중견이 됐기때문에 아무래도 지도층을 형성한 사람들에게는 견제대상이 되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내년 총선에서 30대말과 40대 초반, 이른바 `3말4초'의 거대한 도전흐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선배세대가 위기감을 표출했다는 것이다. 386세대의 바로 위 선배격인 민주당 문석호(文錫鎬) 대변인은 "50년대 태어나 70년대 대학에 들어간 `475세대'로서 그런 측면이 강하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며"특히 우리 윗세대가 느끼는 위기감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영(李仁榮.구로갑) 위원장은 "386의 특징은 음모론이 아니라 정면돌파" "386은 다른 할 일이 많아 음모할 시간도 없다"라는 등의 말로 음모론을 일축하고 "386은 꼼수를 쓰면서 역사를 밀고 온 게 아니다"고 80년대 민주화세력으로서 자부심을나타냈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김영춘(金榮春) 의원도 `청와대 386 참모진의 음모' 주장에대해 "일부세력의 386에 대한 공격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른 대응방향에 대해 임종석 의원은 "아직 실체가 명확치 않아 말을 아끼고 있을 뿐"이라고 말해 상황 전개에 따라선 정면반박하고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호중 위원장은 "386의 선배그룹은 견제의 대상인 동시에 신진세력에겐 비판의대상이기도 하므로 행동도 신중해야 한다"는 처방을 내놓았다. 이인영 위원장은 "당과 청와대간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돼 그렇다"며 "음모론이더 이상 확산되는 것은 서로를 위해 안좋다"고 음모론 제기의 자제를 촉구했다. 김영춘 의원은 ""정치판에선 난무하는 이런저런 공격을 이겨내야 정치적으로 의미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음모론도 넘어야할 장애물의 하나로 생각하므로 386도 좀더 치밀하고 겸손하게 일을 추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386의 도전을 받는 세대들이 거부감을 느끼는 `세대혁명론'에 대해, 임종석 의원은 "안희정(安熙正)씨는 `언젠가 우리 세대가 정치를 하게 될 때 뒤치다꺼리나 하고 싶다'거나 `이번에 그만하고 싶다'는 등의 인간적인 고민을 얘기한 것인데,`앞으로 만들 신당 사무총장을 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이인영 위원장도 "우리는 중국의 계승적이고 연속적인 세대교체를 좋아한다"며"이런 점진적인 변화에 대해 유권자들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호중 위원장 역시 "내년 총선에서 386 세대가 많이 진출해 정치권의 변화를가져올 것이지만 `세대혁명'으로 보기까진 힘들다"며 "386의 정치변화가 다른 세대의 건전한 변화를 일으키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386은 16대 총선이 끝난 직후부터 5.18 술판 논란과 민주당 쇄신파동때의역할 논란 등으로 인해 견제.검증 대상으로 바뀌었으며, 최근 현상도 국정 `비판세력'에서 `담임세력'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검증 절차라고 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