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노동자들이 연례행사로 파업을 벌이는 바람에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영세상인들만 죽을 지경입니다"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의 상습적인 파업에 견디다 못한 울산지역 영세상인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울산 소상공인연합회(회장 이상하)회원 2백여명은 지난24일부터 롯데백화점등 울산시내 곳곳에서 대기업노조의 파업에 경종을 울리기위한 범시민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홈페이지(www.ulsbm.co.kr)를 통한 시민동의서도 받고 있다. 이상하 회장은 "공장공해가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면 보상을 해야 하는 것처럼 대기업노조가 장기 파업으로 지역주민들의 생업에 치명적인 지장을 줄 경우에도 피해보상을 하도록 하는 제도를 정부에 촉구할 계획"이라고 서명운동의 취지를 밝혔다. 이어 "대기업 노조들이 파업에 들어가기 앞서 조합원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의 의견을 듣도록 하는 시민파업동의제도 정부에 촉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울산 연합회는 창원 등 대기업 공장이 밀집한 다른 도시의 소상공인연합회과 함께 국민운동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이 회장은 "현대차 파업의 장기화로 생산손실이 1조2천억원대에 이른다는데 이 경우 협력업체와 영세상인들의 영업피해가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면서 "대기업에 음식물이나 사무용품 생수 등을 납품하는 소상공인은 물론 재래시장 상인,공장인근의 슈퍼,식당 등은 장사가 너무 안 돼 휴업계를 내거나 아예 문을 닫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울산에만 대기업 공장을 상대로 장사하는 소상인들이 15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데 현대차 같은 기업의 파업은 중소협력업체의 조업단축 및 차질로 이어지고 그 여파는 바로 소비위축을 초래한다. 그 결과 단순 생필품과 농수산물 ,서비스업을 하는 소상공인들은 50% 이상 매출이 급감하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종업원 3명을 두고 대기업에 사무용품을 납품하는 서종대씨는 "지난달 매출이 평소에 비해 70% 이상 격감하는 파업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60만 소상공인과 가족들이 해마다 파업여파에 시달려왔지만 해당 대기업이나 노조는 물론 정부도 영세상인들의 피해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한 적이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현대차 앞에서 미니 슈퍼를 운영하는 김영춘씨는 "현대차는 노조설립 이후 작년 월드컵때만 빼고 매년 파업을 벌여온 것으로 안다"면서 "정부도 기업도 못 막으니 제일 답답한 우리 영세상인들이 생존차원에서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소상공인 연합회의 이 회장은 "6천여만명을 헤아리는 전국의 지역별 소상인들이 시민운동차원에서 대기업의 고질적인 분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경우 새로운 노사문화를 일궈내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