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주가가 23일 급락했다.


외국인투자자가 매물을 대거 내놓은 탓이다.


이날 대량 매물은 SK텔레콤과 SK(주),그리고 POSCO간의 "3각거래"가 빌미를 제공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특히 SK텔레콤이 SK(주)로부터 POSCO주식을 산 게 도마에 올랐다.


하필 SK(주)와 거래를 하느냐는게 외국인들의 지적이다.


SK그룹이라는 울타리안에서 주식을 사고파는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이 아직 개선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또 POSCO가 SK텔레콤 지분을 해외에 매각하기로 한데 따라 물량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SK텔레콤 입장에서 POSCO는 경영권을 지키는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당장 현금이 필요한 SK㈜로선 POSCO 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


이를 시장에 내놓으면 POSCO 주가는 떨어지게 돼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SK텔레콤이 이를 샀을 뿐이며 이를 통해 SK텔레콤과 POSCO의 제휴관계는 손상받지 않게 됐다.


SK텔레콤 입장에서 보면 필연적인 선택이라는 주장이다.


게다가 POSCO가 해외에 매각키로 한 SK텔레콤 지분도 교환사채 전환가격이 높아 당장 물량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이들은 강조한다.


이에 따라 이날 SK텔레콤에 대한 시장 반응에 대해선 향후 논란이 벌어질 공산이 높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지배구조에 실망


외국계 증권사들은 이번 거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거래에서 가장 이득을 본 것은 SK㈜이며,이는 다른 주주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SK텔레콤이 꼭 사야 할 이유도 없는 POSCO 주식을 왜 매입해야 하느냐는 점도 외국계가 지적하는 대목이다.


결국 SK텔레콤이 최대주주인 SK㈜를 돕기 위한 것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는 주장이다.


POSCO와의 전략적 제휴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POSCO 주식을 계속 보유할 수밖에 없어 SK텔레콤 현금흐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JP모건은 이같은 이유를 들어 SK텔레콤에 대해 비중축소의견을 제시했다.


메릴린치도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증권은 POSCO가 SK텔레콤의 지분을 매각키로 해 외국인 지분율이 41%에서 43%로 증가,외국인이 장내에서 매수할 수 있는 규모가 줄어들었다며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로 내렸다.


◆불가피한 조치인가


동양증권 이영주 연구위원은 "SK㈜가 보유하고 있던 포스코 지분을 SK텔레콤이 매수해 장기적으로 SK텔레콤에 대한 SK㈜의 영향력이 감소한다고 볼 수 있다"며 "주가 급락은 시장이 과민반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POSCO가 발행할 교환사채(EB)의 교환가격도 현재 주가보다 훨씬 높은 28만6천원이어서 매물로 나오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에 따라 주가급락에 따라 매수관점에서 SK텔레콤 주식을 접근해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동부증권 김성훈 연구원은 "이번 거래가 SK텔레콤과 SK㈜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얼핏 유쾌한 일이 아닐 수 있지만 SK텔레콤 쪽에선 필요한 거래인 게 분명하다"며 "단순하게 계열사 지원의 관점에서 바라볼 게 아니라 경영권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라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SK텔레콤 문제는 SK그룹 사태와 관련해 복합적으로 발생했으나 이를 통해 SK텔레콤 지분이 분산되고 주주구성이 안정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해석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