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5%대 중반까지 떨어졌는데도 국민주택기금으로 운용되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금리는 연 6%로 고정돼 있어 무주택 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은 지난 2001년 7월 무주택 서민들의 내집마련 기회를 확대한다는 취지로 처음 도입된 이후 지난 2년간 금리가 한 번도 조정되지 않았다. 이 대출상품은 현재 연 6%의 건설교통부 고시금리(정책금리)가 적용되며 국민은행 우리은행 농협중앙회 등에서 취급하고 있다. 반면 시중은행의 일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속적으로 떨어져 현재 연 5%대 중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보통 3년 만기이지만 3년마다 별도 수수료 없이 재약정이 가능하다. 우리은행의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2001년 7월 연 7.71%였다가 2002년 7월 6.7%, 이달 18일 현재 5.64%까지 떨어졌다. 또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과 같은 정책자금인 근로자서민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그동안 시중금리 하락을 반영,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지난 2001년 초 연 7.5%(4천만원 초과)∼9%로 설정됐던 이 대출상품 금리는 △같은 해 7월 7∼7.5% △2002년 12월 6.5% △2003년 4월 5.5% 등으로 낮아졌다. 금융계 관계자는 "현재의 시중금리 수준을 고려할 때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금리는 너무 높은 편"이라며 "대출만기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정부 지원금리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보다 높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정부 예산지원 없이 국민주택기금만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금리인하에 한계가 있다"면서 "내년 초 국민주택기금 대출상품의 통합 운용에 발맞춰 금리를 일부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은 지난 2001년 3천5백55억원, 작년 8천7백96억원에 이어 올들어 지난 5월까지 총 6천6백47억원이 대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