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골프대회인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총상금 600만달러) 돌풍의 주역 허석호(30.이동수패션.ASX)가 사흘째 선두권을 지키며한국골퍼의 브리티시오픈 30년 도전사에 큰 이정표를 남길 준비를 마쳤다. 허석호는 20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샌드위치의 로열세인트조지스골프링크스(파71.7천106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3개로 1오버파 72타를쳤다. 중간합계 2오버파 215타가 된 허석호는 선두로 나선 토머스 비요른(덴마크.212타)에 3타 뒤진 채 공동8위에 랭크됐다. 순위가 다소 밀렸지만 선두 비요른과는 3타차, 5명의 공동3위 그룹과의 차이는1타 차에 불과해 사실상 선두권이나 다름이 없는 성적. 난생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이틀 연속 선두권의 성적을 유지했던 허석호는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강자들이 바람이 잠잠해진 틈을 타 대거 선두권에 동참한 가운데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뛰어난 경기운영 능력을 계속 유지했다. 또 올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3승을 거두며 상금왕 타이틀을 다투고있는 데이비스 러브 3세(미국)와 나란히 경기하는 부담감에도 불구, 시종 여유로운웃음을 잃지 않았다. 티샷의 페어웨이 안착률이 전날 71.4%에서 28%로 뚝 떨어지는 등 샷이 다소 불안했지만 퍼트 수는 전날에 비해 2개 줄여 31개로 마무리했다. 첫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1타를 까먹은 허석호는 4-6위권을 맴돌며 다소 불안해 보였다. 그러나 4번홀(파5)에서 세번째샷을 핀 가까이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 잃은 타수를 만회하며 공동2위로 올라선 허석호는 6번홀(파3)에서 다시 1타를 줄이며 2-3위성적을 유지했다. 선두를 압박하던 허석호는 그러나 간발의 차로 빗나간 몇개의 퍼트 때문에 리더보드 맨 윗줄로 나설 기회를 살리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이날 이글이 쏟아진 7번홀(파5)에서는 1.5m 거리의 짧은 버디퍼트를 놓쳤고 8번홀(파4)에서는 5m의 버디퍼트가 컵을 살짝 빗겨갔다. 타수를 줄일 기회를 잇따라 날린 허석호는 9번홀(파4)에서는 두번째샷을 그린에 올린 뒤 3퍼트 실수로 1타를 까먹었고 15번홀(파4)에서 보기 1개를 추가하며 공동3위 그룹에서 공동8위로 밀려났다. 한편 우즈에게 2차례 역전패를 안겼던 유럽투어의 강자 비요른은 이날 이글 1개를 잡고 버디와 보기 1개씩을 주고받아 2타를 줄이며 공동2위에서 단독선두로 나섰다. 또 허석호와 나린히 경기한 러브 3세도 보기를 4개나 범했지만 버디 1개와 이글 1개로 만회, 한때 7-8위권까지 처졌던 순위를 다시 2위로 되돌려 놓았다. 비요른과 러브 3세가 선두권을 지킨 가운데 그동안 선두경쟁에 동참하지 못했던강자들이 대거 약진, 최종일 불꽃튀는 우승 경쟁이 예고됐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이날 전반에 이글 2개를 잡아내는 기염을 토했고 버디 2개, 보기 4개로 2타를 줄이며 한때 단독선두로 나서기도 했다. 우즈는 4번홀(파5)에서 긴 이글퍼트를 컵에 떨구며 환호하더니 7번홀(파5)에서는 그림같은 벙커샷이 홀에 빨려들어가 다시 2타를 줄이는 이글 퍼레이드를 펼쳤다. 전반 마지막홀인 9번홀(파4)에서 9m짜리 버디퍼트를 떨군 우즈는 그러나 후반들어 드라이브샷이 깊은 러프에 박히는 등 샷이 흔들리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고 퍼트도 마음먹은 대로 굴러지지 않아 보기를 4개나 범했다. 또 올시즌 2승을 거둔 비제이 싱(피지)은 이글 1개, 버디와 보기 5개씩으로 2타를 줄였고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도 버디 4개 보기 3개로 1타를 줄여 케니 페리(미국) 등과 함께 공동3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가르시아는 17번홀(파4)에서 어려운 위기를 넘겼다. 티샷을 페어웨이 왼쪽 깊은 러프로 보낸 뒤 허리 높이의 풀숲에서 친 두번째 샷이 거의 움직이지 않은 것. 욕심을 버리고 페어웨이로 레이업했지만 자칫 크게 순위가 하락할 위기를 맞은 가르시아는 그러나 60야드 거리의 칩샷을 그대로 컵에 집어넣어 위기를 넘기며 우레와 같은 환호를 받았다. 이밖에 웨스턴오픈에서 공동13위를 차지해 브리티시오픈 출전권을 따낸 PGA 투어 `루키' 벤 커티스(26)도 이날 1언더파를 치며 공동3위에 올라 첫 출전한 메이저대회에서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 이 대회 3회 우승자인 노장 닉 팔도(46.영국)도 3라운드에서 4언더파 67타를 뿜으며 4오버파 217타로 공동14위로 점프, 4번째 우승 꿈을 접지 않았다. 한편 최경주는 사흘째 경기에서 1오버파 72타를 쳐 중간합계 8오버파 221타로 공동44위에 머물렀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