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베트남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그의 방문 목적과 근황, 활동재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우사태 직후인 지난 99년 10월 중국 옌타이 자동차부품공장 준공식에 참석한뒤 종적을 감추고 해외 은둔생활에 들어갔던 김 전회장의 행적이 언론에 바로 노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김 전회장이 언제 귀국할 것인지가 국내에서 초미의 관심사인 만큼 그의 행적에 대한 궁금증도 큰 상태다. 김 전회장은 99년 종적을 감춘뒤 4년 가까이 은둔생활을 해오는 과정에서 독일, 프랑스, 미국, 베트남, 수단 등에 머물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았으나 명확하게 확인된 것은 없었다. 대부분의 기간을 독일의 모처에서 요양하며 보내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베트남의 경우 2000년에만 3번을 방문하는 등 과거 대우 회장 시절 활발한 사업을 통해 돈독한 관계를 쌓았던 동남아 국가에서도 상당 기간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져 이번 베트남 방문이 무슨 목적인지 관심이다. 김 전회장은 해외 은둔생활중에도 베트남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과는 교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베트남 방문이 단순한 요양 등의 차원인지, 아니면 `활동재개'를 위해 모종의 협의를 위한 것인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 전회장의 측근은 "베트남에 있는 지인의 초청으로 잠시 다녀간 것으로 안다"며 "건강도 좋지 않고 대우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방문을 활동재개와 연관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김 전회장의 최근 건강은 지난 4월 평소 앓고있던 장(腸) 협착증이 악화돼 고생하고 심장실환 증세도 여전해 치료와 요양을 반복하고 있는 상태로 알려져 있다. 김 전회장은 과거에 뇌경막하혈종 제거 수술은 받은데 이어 지난해에는 독일에서 장 협착증 수술을 받기도 했다. 김 전회장은 올 1월에는 프랑스로부터 사회보장번호를 부여받아 실질적으로 프랑스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적 취득 경위와 프랑스 거주 여부 등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김 전회장측은 신병 치료에 필요한 치료비 마련을 위해 프랑스의 엔지니어링 기업에서 자문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문료의 세금정산을 위해 기업측이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고 설명했었다. 한편 김 전회장은 올해 초 경제주간지 포천지가 인터뷰를 통해 `대우사태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 전회장에게 출국을 권유했다'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귀국 여부로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사실 이에 앞서 작년말에 김 전회장은 귀국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귀국시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으로 조사를 받아야할 입장인 김 전회장은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대통령 선거 이전에 귀국하는 방안에 대한 검찰의 의견을 타진했던 것으로도 전해졌었다. 김 전회장의 귀국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로 당분간은 귀국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전회장의 측근은 "김 전회장 문제가 정치문제 등으로 악용될 것이 우려되기 때문에 김 전회장의 귀국은 늦춰질 수밖에 없다"고 말해 당분간 김 전회장이 귀국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기자 june@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