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 라미 유럽연합(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16일 EU 성장.안정협약(SGP)의 재정적자 관련 규정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며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프랑스 출신인 라미 위원의 발언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14일 재정적자 상한 규정을 잠정적으로 완화할 것을 촉구하고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16일 이를 적극 지지한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독일 언론에 따르면 라미 집행위원은 이날 프랑스 RMC-인포 라디오와의 회견에서 "기본적으로 SGP는 갱신돼야 한다. 이 규정은 1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이제는매우 낡은 것이 되기 시작했으므로 현실에 맞게 조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떤 나라의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그에 필요한 예산 수요를 고려하는 현명함을 발휘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규정이 개정되기 전 까지는 회원국들은 규정을 준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라크 대통령이 EU 재무장관들에게 `잠정 완화'를 요청한 것에 대해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규정을 지키는 측에서 나온다면 그 주장에 더 신뢰가 갈 것"이라면서 "프랑스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때여서 시라크 대통령이 이를 언급하기에 가장 좋은 시점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이날 "시라크 대통령은 매우 위대하고 정말로 중요한 연설을 했다"면서 재정적자 기준 완화는 자신의 생각과 같다고 말했다. 슈뢰더 총리는 "흔히 안정협약이라고 하는 이 협약의 정식 명칭은 성장과 안정에 관한 협약이며 바로 이 점에서 이 협약에 의해 성장을 자극하는 일이 가능하면서도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