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이코노미] '페그制' ‥ 고정환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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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절상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중국 경제력에 비해 위안화 가치가 너무 낮아 주변국들이 수출이나 물가측면에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주요국들은 중국이 현 외환제도인 '페그(peg)제'를 포기하거나 미국 달러화와의 연동비율을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외환제도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국가들이 선택한 제도는 '자유변동환율제'.
외환 수급상황이나 경제여건에 따라 환율이 자동적으로 움직이는 제도를 말한다.
반면 자국 화폐가치를 특정 국가의 환율과 연계시켜 항상 일정한 비율을 유지하도록 정부가 조절하는 제도를 '고정환율제도'라고 한다.
대부분 기축통화인 달러화와 연동시키는데 환율이 자유롭게 변동하지 못하고 일정 수준에 묶여 있다는 점에서 '페그제'라고도 부른다.
'페그(peg)'는 원래 말뚝이나 쐐기를 뜻하는 단어이다.
현재 중국과 홍콩은 각각 달러당 8.28위안과 7.80홍콩달러에 자국 화폐가치를 묶어 놓고 있다.
페그제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환율이 고정돼 있어 물가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게 된다.
수입품의 가격이 변동하더라도 국내 물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또 환율변동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돼 무역이나 외국인 투자도 활성화된다.
한때 상당수 개발도상국들이 페그제를 선호했던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페그제는 인기를 잃기 시작했다.
통화가치가 자국의 경제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국제 환(換)투기 세력의 표적이 돼 엄청난 손실을 입는 사례들이 속속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페그제를 실시하고 나라는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등 몇 군데에 불과하다.
예전엔 한국을 포함해 상당수 나라들이 고정환율제도인 페그제를 실시해 왔으나 지금은 거의 자유변동환율제로 돌아섰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