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사장은 올들어 희귀한 음식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해초음식 전문점인 '해초의 꿈'을 선보인 것. 이 사업 역시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두달만에 가맹점을 하겠다고 계약한 사람이 50명을 넘어섰다. 점심시간을 갓 넘긴 오후 1시30분, 하남시 감북동 캐슬렉스(옛 동서울) 컨트리클럽 입구. '해초의 꿈'이란 커다란 간판 밑에 차를 댔다. 간판에 덧붙여진 '세계 최초 해초음식점'이란 글귀가 인상적이다. "어서 오세요." 40대 중반의 남자가 우렁찬 목소리로 고객을 맞는다. 주차관리원이 아니다. 식당 주인인 배 사장이다. 그는 이 식당의 주인이자 종업원이다. "사장이 왜 나와 있느냐"고 묻자 "식당의 기본은 손님을 잘 맞는 것"이라며 "주인과 종업원이 따로 없다"고 답한다. 그는 '해초의 꿈' '고향재첩국' '다슬기마을' '복터진 집' '별난 버섯집' 등 5개 브랜드 본점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에 깔린 가맹점은 모두 3백여개. "별난 버섯집이 제게 성공의 도화선이 됐다면 해초의 꿈은 음식사업 인생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촉진제가 될 겁니다." 감북동에 있는 해초의 꿈 본점에는 특히 여자 손님이 많다. "5천원짜리 해초비빔밥엔 김 톳 파래 해파리 천사채 청각 다시마 한천 등 15가지 해초가 푸짐하게 들어갑니다. 자주 먹으면 변비가 없어지기 때문에 중년 여성들이 떼지어 오곤 하지요." 배 사장은 1995년 이래 '먹는 사업'에만 매달렸다. 버섯 다슬기 재첩 해초 등 건강식으로 돈을 벌었다. 고기류를 일절 취급하지 않겠다는 생각엔 지금도 변함이 없다. 배 사장의 음식사업 성공 각론 제1장은 재료를 아끼지 말라는 것. "되로 주면 말로 받을 수 있는데 조그만 이익에 사로잡혀 손님을 잃는 경우가 많다"고 그는 설명한다. 실제로 '별난 버섯집'의 매운탕에는 원가가 만만찮은 버섯이 씹기 힘들 만큼 푸짐하게 들어 있다. "거름을 뿌릴때는 우선 풍성하게, 그리고 골고루 뿌려줘야 수확이 큰 법이지요. 음식장사로 큰 돈을 벌려면 우선 손이 커야 합니다." 제2장은 종업원을 내 식구처럼 아끼라는 것이다. "저희 음식점에서는 종업원 이직률이 제로입니다. 8년전 아가씨로 일했던 종업원이 이젠 아줌마가 됐지요." 배 사장은 절대로 주방에 들락거리지 않는다. "주방에 들어가서 잔소리 안하는 주인은 아무도 없어요. 주인이 잔소리 하면 종업원 서비스가 엉망이 되는 법입니다." 종업원 식사 메뉴에도 신경을 쓴다. 날마다 똑같은 음식을 먹으면 물리는 건 손님이나 종업원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이런 배려들이 종업원 이직률 제로의 배경이다. 배 사장에겐 특별한 습관이 하나 있다. 일기쓰기다. 몸져 누워도 일기는 빼먹지 않는다. "1992년 1월1일이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기를 써왔지요. 대학노트를 2등분해 위에는 그날의 느낌과 생각을 쓰고 아래에는 일과를 시간대별로 적습니다. 일기쓰기는 사업에도, 인생에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배 사장의 꿈은 종합식품기업 '고구려그룹'(가칭)을 일구는 것이다. 그는 '거름'과 '혁신'이란 키워드가 이 꿈을 실현시켜줄 것으로 확신한다. '고구려'를 향한 그의 꿈은 2세 이름에도 반영돼 있다. 맏이 배달민족(14), 둘째 배달겨레(12), 막내 배꽃송이(8) 등 세 자녀 이름은 배 사장이 직접 지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