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일본 총리가 아이를 낳지않는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2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모리 전 총리는 한 토론회에서 "아기를 한 명도 낳지 않은 여성이 자유를 구가하고 즐기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국가에 대해) 세금으로 도와주세요'라고 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모리 전 총리는 "아기를 많이 낳은 여성을, 장차 국가가 `고생하셨습니다'라고돌봐주는 것은 본래의 복지"라고 말하면서 이 같은 논리를 폈다는 것이다. 모리 전 총리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여성 국회의원들의 사과요구 등 항의가 거세자 "토론회의 대상이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둔 어머니들이었고, 여성들을 비하할 뜻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일본에서 사회문제화되는 이른바 `소자화(少子化 아이를 적게 낳는 현상)'를 지적하려다 그만 `말실수'를 하고 만 셈이다. 모리 전 총리는 총리 재임 중에는`일본은 신(神)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나라'라는 `신의 나라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정치인들이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많이 하고 있지만, 예상외로 사회적 파문은 적은 편이다. 앞서 오타 세이지(太田誠一) 중의원은 지난 주 가고시마(鹿兒島)에서 열린 강연회를 통해 와세다(早稻田)대생 등의 집단 성폭행 사건에 언급하고 "아직 건강하다는뜻"이라고 말해 빈축을 샀지만, 빈축은 그 때 뿐이었다. 또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는 비록 어느 교수의 말을 전하는 식이었지만 "생식능력을 상실한 할머니들이 살아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으나, 올 봄 엄청난 표를 얻어 지사선거에서 재선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