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외국인 직접투자(FDI) 자금이 빠져 나가는 것을 넋놓고 바라보는 동안 주요 경쟁국들은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외자유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아시아지역 FDI 자금을 독식하는 '블랙홀'과 같다. 중국은 지난 92년 이후 외자유치를 위해 무역 관련 행정권한을 지방으로 대부분 이양, 지역별 경쟁을 촉진했고 외국기업에 공장임대료 면제, 외국인 전용 골프장 건립, 광고 대행 등 파격적인 우대조건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92년 1백10억달러에 불과하던 대 중국 FDI는 93년 2백75억달러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작년엔 5백27억달러로 미국(3백1억달러)을 제치고 세계 1위 외자유치국(한국은 23위)으로 올라섰다. 올들어서도 사스(SARSㆍ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등 악재에도 불구, 1∼4월중 FDI가 1백78억달러에 달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나 급증했다. 상하이 한 곳에서만 30억달러 이상을 유치, 한국의 전체 유치 실적(신고 기준)을 웃돈다. 올해 중국의 전체 FDI는 6백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럽에선 아일랜드의 외자유치 실적이 단연 돋보인다. 아일랜드의 가장 큰 투자 흡인력은 세금. 이 곳의 법인세율은 10%로 유럽 내 최저 수준이다. 2000년 아일랜드의 외자유치 실적은 2백62억유로로 국내총생산(GDP)의 25%가 넘는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