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6:10
수정2006.04.03 16:12
khmoon@y-k.co.kr
국가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듯이 세계적 대도시 간 경쟁도 날로 심해지고 있다.
시민들의 삶을 누가 더 쾌적하고 건강하고 향기롭게 하느냐가 쟁점이다.
요즘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는 캐나다 서부 해안도시 밴쿠버가 꼽힌다.
밴쿠버시의 공개 공지 면적은 어디를 가나 50%가 넘는다.
생활권 공원 면적도 1인당 5평을 넘는다.
주택지 어디를 가나 30종 이상의 새가 서식하고 있을 만큼 도시 숲이 울창하고 아름답다.
주거와 직장,학교,문화시설이 연계 배치되어 있고 웬만한 상가도 걸어서 15분 안팎의 거리에 있다.
하늘은 푸르고 물은 맑기 그지 없다.
교통 체증은 거의 볼 수 없고 시내를 걷는 것이 마치 공원 속을 걷듯 편안하다.
이에 반해 서울은 너무나 살기 힘든 도시다.
생활권 공원 면적이 1인당 1.5평 수준으로 세계식량농업기구가 요구하는 최저 기준 대비 반밖에 되지 않는다.
암 발생 물질인 미세 먼지도 선진국이 ㎥당 20㎍ 수준인데 비해 서울은 평균 70㎍이다.
저기압에 바람이 없는 날에는 2백㎍도 넘는 치명적인 수준에 이른다.
그야말로 숨쉬기가 어려운 터널 속 같이 되고 만다.
이제는 지난주처럼 며칠씩 큰비가 오고 난 후에야 겨우 푸른 하늘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차량이 너무 많이 늘어나고 교통 체증이 심해지면서 생긴 일이다.
특히 고유황 디젤유를 여전히 쓰는 트럭 버스 승합차들이 미세 먼지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서울은 정말 살기 어려운 장소가 되고 말았다.
엄청난 예산에다 유류세까지 걷어가면서 이렇게까지 환경을 오염시키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험 속에 방치해온 관계 부처의 무관심과 무지에 분노하는 사람들이 날로 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이랄까.
서울시와 주요 시민단체들이 합의,청계천 복원 공사를 계기로 주중 승용차 5부제 자율실시 및 청정연료 사용,대중교통수단 확대 등을 추진키로 했다.
교통 체증이 현저히 줄면서 도심 주행속도가 빨라지고 대기오염이 완화될 전망이다.
한때 서울보다 오염도가 심했던 일본의 제철도시 기타큐슈는 '블루 스카이(푸른 하늘)'운동 10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대기와 물과 바다를 자랑하는 환경도시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글로벌 500'이라는 귀한 환경상을 유엔으로부터 수상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도 할 수 있다.
시민 기업 정부 언론 등 모두가 힘을 모으면 된다.
서울을 푸른 하늘,맑은 강,생명의 숲이 어우러진 아름답고 쾌적한 환경도시로 함께 만들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