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발발 53주년을 앞두고 미국 현지에서 한국전 참전용사 등을 대상으로 위문공연을 하고 있는 이광길 부모효도하기운동본부 총재(48)가 한국전 참전용사 등을 위한 공연 미담을 전해왔다. 시민단체인 부모효도운동본부는 돌나라문화예술단과 함께 지난달 9일부터 미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한·미 가족회복을 위한 대잔치'공연을 펼치고 있다. "한.미동맹 50주년을 기념해 처음에는 효도운동을 소개하는 간단한 공연으로 시작했으나 현지에서 느끼는 반한 감정이 생각보다 훨씬 심해 참전용사 등을 대상으로 한.미우호증진을 위한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50년 한국전에 참전했던 용사들은 이제 머리가 희끗하고 거동이 불편한 70,80대의 노인들이다. 지역참전용사단체를 통해 소식을 들은 이들은 휠체어를 타고 삼삼오오 공연장에 모여들고 있다. "지난 3일 캘리포니아 참전용사의 집에서 공연을 마치고 돌아가려고 하는데 휠체어에 몸을 실은 한 노인이 장미꽃을 들고 들어오더군요.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참전용사였는데,간호사가 깨워주지 않아 공연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먼 길을 휠체어를 타고 온 노병을 그냥 돌려 보낼 수가 없었지요.공연단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다시 옷을 입었습니다.그리고 '한 사람을 위한 공연'을 했습니다." 공연이 끝나자 휠체어를 탄 노병은 '댕큐'를 연발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모여든 관객들은 당신들이야말로 진정으로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우리나라를 위해 싸운 참전용사들에게 베푼 것이 너무 적었다는 것을 가슴깊이 느꼈습니다.그러나 참전용사들은 서운함보다는 한국의 평화를 위해 싸웠다는 자긍심이 아직은 더 높더군요." 이 총재는 한국에서 반미감정이 일고 있는 만큼 미국에서도 반한감정이 일고 있지만 한국전참전용사들은 아직까지 한국에 대해 따뜻한 애정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예술단은 뉴욕 시카고 테네시 애틀랜타 샌프란시스코 등지의 공연일정을 모두 마쳤으나 공연 요청이 계속돼 귀국일정을 늦추고 있다. 다음달 25일 정전 50주년 기념식에서 공연을 해야 귀국할 것 같다고 이 총재는 전했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