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들이 내년 예산으로 요구한 금액이 모두 145조8천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예산 당국은 그러나 내년에 균형 재정을 달성하기 위해 과감한 세출 구조조정을추진할 방침이어서 예산 편성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기획예산처는 11일 정부 부처의 내년 일반회계 예산 요구액이 145조8천억원으로올해 예산보다 30.8% 늘어났으며 특별회계는 82조5천억원으로 15.6%의 증가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일반회계에서 인건비, 교부금, 예비비를 제외한 실제 사업비는 50.2%가 증가한96조3천억원이다. 정부 부처의 예산 요구 증가율은 일반회계의 경우 지난 1999년 10.9%, 2000년 25.8%, 2001년 32.2%까지 올라간 후 2002년 29.9%, 2003년 25.8%로 최근 2년간 감소하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예산처는 그러나 내년 주식 매각 수입 등 세외 수입이 대폭 감소돼 세입 여건이매우 어려운 가운데 건전 재정 기조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모든 예산 사업을 영점 기준에서 재검토해 사업의 타당성과 우선 순위를 가려 나갈 계획이다. 부처별로는 국가안전보장회의가 548%의 예산 요구 증가율을 보인 것을 비롯, 중앙인사위원회 449%, 환경부 188%, 철도청 178%, 여성부 137%, 중소기업청 120%, 정보통신부 114%, 중앙선거관리위원회 104% 등 8곳이 100% 이상을 요구했다. 반면 예산처 1.5%, 국세청 5.3%, 대통령 경호실 6.1%, 공정거래위원회 6.2% 등은 상대적으로 예산 요구 증가율이 낮았고 조달청은 유일하게 1.1%의 감액을 요구해이채를 띠었다. 분야별로는 산업.중소기업.수출지원에서 7조515억원의 예산이 요구돼 112.9%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다음으로 외교.통일 1조2천46억원(77.9%), 과학기술.정보화 10조7천912억원(54.8%), 사회복지 16조3천870억원(50.4%), 국방 22조3천496억원(28.3%) 등이었다. 내년 요구 사업 중 이색 사업은 여성 장애인의 임신, 출산, 산후조리 등을 돕는여성 장애인 가사 도우미 파견 사업과 의료기관 접근성이 낮은 농어촌 지역 주민의의료기관 이용을 돕는 치과 이동진료차량 운영, 버스에 철도의 정시성과 통행 속도의 개선과 같은 철도 운영 개념을 도입한 간선 급행버스 체계 구축 등이 있다. 임상규 예산실장은 "예산 편성 과정에서 각 부처가 자율적으로 세출 구조조정또는 투자 우선 순위를 재조정하면 부처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 국가적으로 중요한 쟁점 사항에 대해서는 전문가 토론회, 국무회의 등에 상정, 각계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회계는 각종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조달하는 통상적인 의미의 정부 예산이고 특별회계는 특정 목적의 사업을 수행하거나 특정한 재원으로 특정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치한 별도의 예산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기자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