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도 '2세경영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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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2세 경영 시대가 열리고 있다.
중국이 개혁·개방정책을 도입한 지 20년이 지나면서 창업세대의 2세들이 속속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2세 경영자들은 대학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대부분의 1세대와는 달리 고학력자들로 해외유학파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물론 나이도 20~30대로 젊다.
중국의 간판 주방기구 업체인 팡타이그룹의 마오종췬 총경리(33)는 아버지보다 사업을 더 잘 키운 2세 경영인으로 꼽힌다.
마오 총경리는 상하이교통대 전자공학 석사 출신으로 26세 때인 지난 96년 아버지 마오리샹 밑에서 부총경리를 맡아 경영수업을 받았다.
그는 주력 아이템인 점화장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을 감안,주방기구로 간판사업을 바꾸는 승부수를 던져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중국과 유럽 내 대학이 공동운영하는 중유럽공상학원에서 최고경영자과정(EMBA)을 이수하는 등 학구열도 대단하다.
연간 매출이 50억위안(7천2백59억원)에 이르는 하이신철강그룹의 리자오회 회장은 22세로 최연소 2세 경영자다.
부친이자 중국 27대 갑부였던 리하이창 전 회장이 올 초 피격당해 숨지자 호주 유학 중이던 그가 경영권을 계승했다.
중국 가전업체 거란스의 량자오시엔 총재(38)는 '가격 도살자'로 통한다.
3년 전 아버지 량칭더 회장으로부터 총재직을 물려받은 후 독자개발한 에어컨 기술을 활용,대폭적인 가격인하를 단행해 에어컨 업계에 가격전쟁을 일으켜 얻은 별칭이다.
중국 화란이공대학을 졸업한 뒤 홍콩에서 MBA과정을 밟았다.
방직기계 업체인 르파그룹의 우지에 회장(36)은 중국 정법대학 출신으로 부친인 우량딩 중바오그룹 회장으로부터 6년 전 계열 그룹인 르파그룹을 떠맡았다.
건자재 업체 판판그룹의 한궈허 총경리(27)는 4년 전인 23세에 총경리가 됐다.
뤄양공학원 출신인 그는 한자오샨 회장 밑에서 부총경리로 있으며 경영을 배웠다.
베이징의 한 기업 창업자는 "중국에는 시장에서 믿을 만하다고 검증된 전문경영인이 많지 않다"며 "자녀들이 자질만 갖춘다면 당연히 경영을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