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3일 "최근 주가가 오르고 제조업지수와 같은 일부 경기지표들이 호전되는 등 이라크전쟁 종료 후 미 경제가 '상당히 뚜렷한 반전(a fairy marked turnaround)'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통화컨퍼런스에 보낸 화상 위성연설을 통해 "적시에 시행된 정부의 감세조치와 높은 생산성 등에 힘입어 미 경기가 앞으로 몇 개월 안에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같은 경기분석은 그가 지난달 21일 미 의회 합동경제위원회에 출석,'경제가 올 하반기에는 비교적 강하게 회복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확실한 회복기미가 없다'고 평가한 것에 비해 한층 밝아진 것이다. 그는 디플레 우려와 관련,"먼 이야기이긴 하나 충격은 매우 크기 때문에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디플레예방을 위해 금리를 더 내릴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지금은 자산가격 하락과 경제활동 위축을 통해 물가가 다시 떨어지는 '부식성(corrosive) 디플레'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월가 전문가들은 오는 24~25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 때까지 경기둔화를 알리는 지표들이 나올 경우 FRB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