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청출어람(靑出於藍) .. 이정균 <을지대학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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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ck@emc.eulji.ac.kr
정관정요(貞觀政要)는 제왕학(帝王學)의 근본이다.
'어느날 당태종(唐太宗)은 신하들에게 창업(創業)과 수성(守成)은 어느 것이 더 어려운가?'라고 물었다.
창업은 나라를 처음 세움이니 사업을 처음으로 함을 뜻하고,수성은 부조(父祖)의 업을 지킴이다.
당태종 이세민(李世民)을 보좌하여 수말(隋末)의 대란을 평정했던 방현령(房玄齡)은 창업의 어려움을,태종을 가까이 모시고 있던 위징(魏徵)은 수성의 어려움을 강조하였다.
흔히 창업은 산 정상에 오르는 것처럼 위험하고 어렵다 했다.
잘못하면 굴러 떨어질 수도 있고 한발 한발이 위험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수성은 이미 이루어 놓음(成)을 지킨다(守)는 뜻이니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형상이라 표현된다.
군자삼락(君子三樂)을 다시 생각해 본다.
교직자의 보람을 생각하면서….
맹자(孟子)는 군자에게는 세가지 즐거움이 있다고 했다.
양친이 다 살아 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이 그 첫 번째 즐거움이요,우러러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보아도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요,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교육하는 것이 세 번째 즐거움이다.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의 새 학기는 입학과 졸업시즌으로 막이 열린다.
또 개교,개원 기념일로 축제 분위기가 된다.
영어로 졸업은 'Graduation,Commencement'라 한다.
'Commence'라는 단어는 '개시하다'라는 말이다.
'Commencement Ceremony'는 케임브리지,두브린 및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는 학위수여식이니 대학은 공부하는 방법을 배워 평생 공부하는 학문의 요람이 되어야 한다.
이곳에서 학문을 닦은 제자들은 사회 초년생들이자 창업자다.
부모로부터 사업을 이어 받는 위치에서는 수성(守成)의 일꾼이다.
따라서 창업과 수성의 어려움을 모두 알아야 한다.
창업의 이념을 옳게 계승하여 수성의 세대는 '쪽에서 나온 푸른 물감이 쪽보다 더 푸르다.'
제자가 스승보다 나음을 일컫는 뜻대로 더 발전하고,성공하는 세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것이 바로 스승보다 제자가 더 우뚝 서는 청출어람(靑出於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