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경북 예천에서 발생한 F-5E 전투기는 추락사고는 조류가 엔진과 충돌한 것이 원인이었다고 공군이 결론을 내렸다. 공군은 29일 "사고 당시 정지됐던 왼쪽 엔진을 회수해 정밀 조사한 결과 엔진앞쪽 3군데에서 연질(軟質)의 물질이 충돌한 자국을 발견했다"면서 "이같은 자국은과거 조류와 충돌한 사례와 같고, 사고 직후 활주로에서도 조류 잔해물을 수거했다"고 발표했다. . 공군 작전사령부 안전과의 박준홍(朴峻弘) 조사관은 "참새과 찌르레기로 추정되는 새가 엔진 공기 흡입구 앞쪽(black nose)과 충돌한 데 이어 엔진 안쪽으로 끼어들어 공기 압축기와 다시 부딪쳐 날개를 변형시킨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찌르레기의 날개 부분이 활주로에서 발견된 점으로 미뤄 전투기는 이륙한직후 조류와 충돌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조류 충돌에 의한 사고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 신뢰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 공군의 조사결과와 같은 결론이 나왔다고 공군은 밝혔다. 공군 전투기가 새와 부딪친 뒤 추락한 사례는 지난 78년 8월 28일 광주비행단에서 발생한 F-5B 추락사고 이래 처음이다. 또 지난 13일을 포함, 최근 5년간 전투기와 조류 충돌 사례는 모두 9건이라고공군은 전했다. 공군은 또 당시 교신기록과 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순직한 김상훈 소령은 활주로 통제탑에서 비상탈출을 여러 차례 지시한데도 불구하고 민가 지역을 피하기 위해 탈출을 포기하고 전투기의 방향을 틀은 뒤 밭으로 추락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