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조직률이 떨어지는 등 미국의 노동운동은 분명 쇠퇴기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상급 노동단체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크리스틴 오웬스 미국 노동총연맹산업별회의(AFL-CIO) 홍보국장은 미국 노동운동의 현주소를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미국 노동자들의 70% 이상이 일과 보수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고 있어 노동운동에 참여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과거의 정치적 투쟁적인 상급단체의 움직임은 자칫 노동운동에 대한 일반 국민의 저항심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미국의 노조 조직률은 지난해 13.2%로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 오웬스 국장은 "상급 노동단체는 정부나 사용자 대표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협상창구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며 "나라별로 노동단체가 1곳인 국가도 있고 2곳 이상인 국가도 있으나 사용자에 대항하는 힘을 갖기 위해 통합되는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기존 노조를 끌어들이며 세불리기에 앞장서기보다는 비정규직 등 소외 노동자들의 노조 조직 지원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AFL-CIO가 보수ㆍ관료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 그는 "노조 지도자들이 현장 투쟁보다는 정치 쪽에 관심을 두는 것도 전체 노동자들의 이익과 복지 향상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