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1일 "미국 경제에 길조가 보이고 있다"며 경기 회복을 낙관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상하원 합동 경제위원회에 출석,"최근 실업률과 산업 생산 지표가 실망스럽게 나왔지만 미국 경제 성장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은 바뀌지 않았다"고 말하고 "몇가지 실망스러운 지표에도 불구하고 금융 시장 호전,지속적인 생산성 증가,유가 하락을 볼 때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특히 생산성 증가는 경기 약화 국면에도 불구하고 안심할 수 있는 증거라면서,실업률이 높아진 것도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성을 높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가 언제부터,얼마나 개선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그린스펀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FRB가 1941년 이래 최저치까지 끌어내려놓은 기준금리(1.25%)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금융 정책은 상황에 맞게 조절하겠지만 현재 금리는 가계와 산업 지출을 자극하기에 충분히 낮은 상태"라고 말했다. 4월 조사에서 실업률은 6%,공장 가동률은 1983년 이래 최저인 74.4%였으나 S&P500지수는 지난 한달 동안 3% 뛰었고,생산성은 1분기에 지난해 동기 대비 2.3% 개선됐다. 그린스펀 의장은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물가가 너무 떨어지는 것은 달갑지 않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뺀 물가는 지난 1년간 1.5% 오르는데 그쳐 상승률이 1966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는 테러 여파로 최근 30달러에 근접했으나,최고치를 기록했던 2월보다는 아직 배럴당 10달러 낮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