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친환경車 개발 지원을..南忠祐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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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자동차와 환경은 그다지 밀접한 관계에 있지 않았다.
자동차 관련 기술개발의 초점은 늘 연비 향상이었지 환경은 고려되지 않았다.
그러나 80년대 후반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자동차 에어컨 냉매제에서 나오는 프레온가스에 의한 오존층 파괴와,배기가스에 함유된 이산화탄소 등이 원인이 된 지구온난화로 자동차산업도 환경규제를 받기 시작했다.
배출가스에 의한 대기오염 자동차소음 자동차폐기물 등이 환경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물질이 스모그 현상,산성비 등을 유발하는 주원인으로 밝혀지면서 자동차에 대한 규제는 날로 강화되어 왔다.
따라서 각국의 환경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연료전지 등 친환경차를 만들기 위한 기술확보 여부는 자동차메이커들의 '생존 조건'이 되어 가고 있다.
하이브리드자동차는 전기모터를 활용해 출발한 뒤 속력이 붙으면 휘발유를,고속주행 땐 휘발유와 전기모터를 동시에 쓰는 첨단차다.
연료전지자동차는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무공해차다.
미국 유럽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첨단 친환경자동차 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보조금 지급 및 세제 등의 지원을 이미 10여년 전부터 시행해 오고 있는 것이다.
먼저 미국은 연료전지자동차 개발 및 인프라 구축 사업에 향후 5년간 9천억원을 지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저연비·저공해차량을 개발하는 슈퍼카 사업과,고효율에너지·저공해자동차 기술개발사업 통합추진을 위한 OAAT(Office of Advanced Automotive Technologies)를 운영하고 있다.
다음 유럽은 연료 3ℓ로 1백㎞ 주행이 가능한 '3ℓ차'사업과,하이브리드자동차의 개발 보급을 위해 시장성 환경성 등을 평가하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개발사업인 하이젬(HYZEM: Hybrid Vehicles for Zero Emission Mobility)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연료전지자동차 전기자동차 개발을 위한 '미래 자동차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일본은 고효율 청정에너지자동차 개발에 나섰다.
저공해차량 구입 때 보조금 지급,취득세 자동차세 등 감면,저리 융자를 해주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떤가? 국내 최대 자동차 관련 연구개발 프로젝트인 '미래형 자동차 기술개발사업'의 1차연도(2002년) 정부출연금이 82억원이다.
이중 하이브리드·연료전지자동차 개발 관련 지원액은 4억원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 자동차생산국이다.
업계는 선진국들과의 기술격차를 줄이기 위해 외환위기,자동차산업 구조조정 등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기반기술은 미국 일본 유럽 등에 비해 많이 뒤진다.
친환경자동차 개발에는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투자에 대한 리스크 또한 크다.
신개발차량이 일정규모 이상으로 대량생산될 때까지 수익 창출이 어려워 메이커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는 다음 세가지를 지원해야 한다.
첫째,우리나라 독자기술력 확보를 위한 정부차원의 'R&D 프로젝트'추진이 시급하다.
자동차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중장기 연구개발을 수행할 수 있게 매년 1천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둘째,세제 및 차량 보급을 지원해야 한다.
친환경자동차엔 특소세 등록세 자동차세 등을 면제해야 한다.
특히 개발 초기에는 일반차량보다 가격이 월등히 비싸므로 양산되기까지는 여러 가지 지원이 필요하다.
공공기관·대규모 사업자에 친환경자동차 사용을 의무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셋째,환경개선부담금 전액을 지원해야 한다.
오염자부담 원칙에 따라 경유차량 보유자로부터 부담금을 징수,해당 오염원을 개선하는 데 사용하도록 돼 있는 이 환경개선부담금을 친환경차 기술개발 및 보급 활성화를 위한 재원으로 이용해야 한다.
그동안 반도체와 휴대전화가 정부 지원과 업계 노력으로 세계일류 수출상품이 됐듯이,자동차가 국민소득 2만달러의 '견인차'역할을 할 수 있도록 친환경자동차 개발에 정부와 자동차메이커가 함께 뛰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