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중항쟁 23주년 기념식이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소속 학생들의 시위로 차질을 빚는 등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한총련 소속 대학생 1천여명은 제23주년 기념식이 열린 18일 오전 10시45분께 국립 5·18묘지 입구를 점거한 채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로 이날 행사에 참석키로 한 노무현 대통령 내외의 식장 참석이 지연돼 기념식이 18분 가량 늦게 시작되는 등 차질을 빚었다. 한총련 소속 전국 대학생들로 구성된 '한총련 순례단' 1천여명은 이날 오전 5·18 구묘역에서 대기하고 있다 대통령 도착 시간에 맞춰 국립 5·18묘역 입구 삼거리를 점거,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주변에 배치된 15개 중대의 병력을 급히 이동,학생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서울대 서모씨(20)가 머리를 다치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학생들은 노 대통령에게 한총련 합법화를 요구하고 최근의 한·미 정상회담이 굴욕·친미 외교라며 시위를 벌였다. 특히 노 대통령이 대학생들의 정문 점거로 묘역 뒷문을 통해 도착하는 과정에서 15분 가량 011을 비롯한 모든 휴대폰이 터지지 않아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한 시민은 "만약 대통령의 참석 때문에 전화 불통 사태가 빚어졌다면 이는 시민들의 통신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긴급상황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