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에 의해 전후 이라크 복구사업을 수행할건설업체로 선정된 미 벡텔사가 9.11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 일가족과연계돼 있는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고 CNN 인터넷판이 6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날 미 주간지 뉴요커의 5일자 기사를 인용,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인빈 라덴의 가족중 일부가 9.11 테러 이전에 벡텔사의 자회사였던 프레몬트 그룹이운영하는 사설 주식펀드에 약 1천만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투자 기업인 프레몬트 그룹은 한때 벡텔사의 자회사로 있었으며, 벡텔사 최고경영자(CEO)인 릴리 P. 벡텔과 미 국무장관을 지낸 조지슐츠 전 벡텔사 회장, 그리고 벡텔사의 현직 이사 일부가 아직도 이 회사의 이사회멤버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벡텔사는 아무런 논평을 하고 있지 않다고 CNN은 전했다. 벡텔사는최근 미 국무부로부터 6억달러 규모의 전후 이라크 복구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CNN은 미 행정부가 이라크 전쟁의 명분중 하나로 사담 후세인 정권과 빈 라덴이이끄는 알-카에다 테러조직과의 연계성을 적시한 점을 상기시키면서 미 행정부가 전후 이라크 복구를 위해 선택한 기업이 빈 라덴의 가족과 연계돼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고 논평했다. 팻 하든 프레몬트 그룹 대변인은 빈 라덴의 가족이 자사가 운영하는 펀드에 1천만달러를 투자한 것은 사실이나 이들 가족중 프레몬트 그룹의 지분을 소유한 사람은없으며, 이들의 투자는 "9.11 테러가 발생하기 훨씬 이전"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하든 대변인은 "중요한 것은 우리가 운영하는 많은 사설 주식펀드중 한 곳에 가입한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이들도 투자가가 분명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투자는 전적으로 합법적이며 공명정대하다"면서 테러 자금 차단을 위해 9.11 테러 직후 제정된 애국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든 대변인은 빈 라덴의 일가족이 정확히 어느 시기에 주식펀드에 투자했는 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프레몬트그룹의 고문인 릭 코프는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9.11 테러이후에는 빈 라덴 일가족의 투자 실적은 전무하다고 말했다. 빈 라덴의 가족은 건축사업을 통해 큰 돈을 번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에도 20여명이 거주하고 있었으나 9.11 테러 이후 신변 안전을 이유로 항공기 운항이 재개되자 곧바로 미국을 떠났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기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