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 심형래가 이번엔 진짜로 일을 낼 수 있을까" 개그맨 심형래씨가 전세계 SF영화 시장 제패를 목표로 일을 꾸미고 있다. 지난 99년 SF영화 `용가리'로 영화감독이자 영화제작자로 변신한 심씨는 이번엔 용가리와는 차원이 다른 SF영화를 만들어 세계시장에 우뚝 서겠다며 벼르고 있다. 그가 내년 8월 개봉을 목표로 심혈을 기울여 제작중인 영화는 `디 워'(D-WAR:Dragons War). "IT(정보기술) 강국답게 이제 영상기술로는 이미 할리우드에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우리의 우수한 IT기술을 바탕으로 동양의 유구한 역사와 무한한 상상력을 맘껏 표현해 내면 세계는 우리시장입니다" 영화제작회사 ㈜영구아트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심형래씨는 정보통신부가 분기마다 선정해 시상하는 디지털 콘텐츠 대상에 이 영화를 출품, 영상부문 수상자로 뽑혔다. 디지털 콘텐츠는 정통부가 IT산업 신성장동력으로 선정, 육성키로 한 9개 품목중의 하나여서, 심씨의 이번 영화는 디지털 콘텐츠 산업 성공 가능성의 실험대가 될 전망이다. 지난 1일 수상식 참석차 정통부를 방문한 심씨는 기자와 만나 "삼성전자처럼 세계 시장을 무대로 디지털 콘텐츠를 수출하는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만들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심씨는 용가리때의 부정적 시선을 의식한 듯 "용가리때와 다르다"며 거의 강제로 끌고 가다시피해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있는 자신의 스튜디오를 보여줬다. 이미 4년전에 제작에 착수해 이제는 90%의 완성률을 보이고 있다는 `디 워'의 제작현장은 곳곳에 심씨의 고생의 흔적이 짙게 배어 있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용과 이무기, 그리고 각종 공룡들과 동물 캐릭터들은 마치 살아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 과거 용가리때와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었다. 그리고 조선시대의 거리와 현대 미국 LA의 도시, 최신 공격용 헬리곱터 등이 세밀한 미니어처로 제작돼 눈을 가까이 들이댈수록 현실감을 느끼게 했다. 심씨는 "이미 수년전에 모든 미니어처를 제작, 완료해 먼지와 풍화작용에 노출시킴으로써 진짜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런 느낌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미니어처와 실제 장면을 함께 촬영해 3차원 입체영상(3D) 등 컴퓨터 그래픽 합성기술을 동원해 현장감을 배가시킨다"고 말했다. `디 워'는 컴퓨터그래픽 기술의 진가를 보여줬던 영화 `쥬라기 공원'에 비해 훨씬 더 앞선 기술로 제작됐다며 쥬라기 공원의 화면를 보여주면서 우월성을 설명했다. `디 워'에 투입되는 총 제작비는 150억원이며 이미 80억원이 투입됐다. 영화매출 목표는 10억달러로 설정했으나 최근 헐리웃측에서는 이 영화제작 과정과 샘플을본뒤 40억 달러 달성은 충분하다는 예측을 내놓아 심씨에게 더 자신감을 심어줬다. 실제로 150억원을 투입해 5조에 가까운 외화를 벌어들일 경우 4조원이 넘는 이익을 남기는 정말로 `대박'을 터트리게 된다. 한때 신지식인 1호로 불리며 세계재패의 기치를 들었던 용가리로 전국민을 흥분시켰지만 실망감도 안겼다는 비판을 받았던 그가 `디 워'에 인생의 승부수를 던졌다. 심씨가 한국형 디지털콘텐츠의 성공 가능성에 희망을 심어주고 자존심과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 지 내년 8월이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 기자 j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