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가 본격적인 호황 국면에 접어들었다. 연간 2백만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실어나르는 아시아~북미 노선에서 해상 운임을 평균 30% 올리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벌크선 운임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비주력 사업 역시 활기를 띠고 있다. 태평양항로안정화협정(TSA)소속 국내 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이달부터 미주노선 운임을 FEU(40피트짜리 컨테이너)당 7백달러씩 올리기로 주요 하주들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가전제품의 경우 FEU당 2천1백달러에서 2천8백달러로,타이어 제품은 1천5백달러에서 2천2백달러 수준으로 각각 인상됐다. 올들어 1월과 4월 두차례에 걸쳐 아시아~유럽 노선 운임을 FEU당 6백65달러 올렸던 해운업계는 이번에 미주노선 대부분의 하주들과 연간 계약을 마무리함으로써 고대해왔던 수익성 향상의 발판을 마련했다. 해운업계는 이어 6월15일부터 10월31일까지 아시아~미주 노선에 FEU당 3백달러의 할증료를 부과하고 9월부터 아시아~중동노선에도 FEU당 1백달러의 할증료를 부과할 예정이어서 운임 인상은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주요 하주인 한국타이어의 서승화 부사장은 "운임 인상이 수출원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지만 컨테이너 공급부족 현상이 심각해 어쩔 수 없이 수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컨테이너 뿐만 아니라 철광석이나 곡물을 실어나르는 벌크선 운임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BDI(Baltic Dry Index)는 지난 2001년 미국 9·11 테러때 8백40선까지 떨어졌다가 올들어 사상 처음으로 2천을 넘어선데 이어 최근에는 2천1백까지 치고 올라갔다. 세양선박 관계자는 "올해와 내년에 투입될 예정인 벌크선 선박규모가 예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데다 계절적으로 곡물과 건화물 수송이 성수기를 맞고 있어 벌크선 시황은 갈수록 호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