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온라인(AOL) 마이크로소프트(MS) 야후 등 미국 인터넷 업체들이 스팸메일에 대해 공동전선을 구축키로 한 것은 한마디로 신선한 시도로,갈수록 지능화되는 스팸메일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스팸메일을 '공공의 적 제1호'라고 규정하는 등 3사 공동의 성명 내용이 전례없이 강력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MS 고위관계자가 "업계 전체가 스팸메일에 맞서야 할 때가 왔다"고 한 것은,더 이상 논란을 벌일 여유조차 없을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얘기로 들린다. 인터넷 빅3로 불리며 경쟁관계에 있는 이들이 공동으로 스팸메일 근절에 나선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봐야 한다. 이대로 가다간 인터넷산업 자체가 위협받을 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음직 하다. 누구보다 정부의 규제를 싫어하는 인터넷 업체들이고 보면 강력한 규제의 빌미를 주기 전에 업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도 생각했을 것이다. 어쨌든 상황이 심각한 건 우리도 마찬가지다. 정통부는 스팸메일 처벌의 수위와 단속을 강화했고,공정거래위원회까지 나서 스팸메일 수신을 원치 않는 고객의 주소를 등록받는 고육책을 동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팸메일이 줄기는 커녕 갈수록 지능화되면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피해가 국내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스팸메일을 통해 접속이 되는 한글 포르노에 대한 외국인의 항의가 빗발치는 등 국제적 망신도 당하고 있다. 얼마 전엔 영어를 제외하고 한글로 된 음란사이트가 세계에서 가장 많다는 조사까지 나왔다. 정부도 나서야겠고 법적인 규제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 첨단을 달리는 스팸메일을 근절하기는 역부족이다. 그렇다고 강력한 규제만이 능사일 수도 없다. 스팸메일과 상관없는 분야가 자칫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을 인식한다면 우리도 이제 업계 스스로 나서야 할 때가 왔다고 본다. 그것이 가장 빠른 길이고 또 실효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