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기업의 70% 이상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인해 마케팅 활동의 차질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23-25일 수출업체 257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70.5%가 `마케팅 활동의 차질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51.8%는 해외바이어의 방한이 연기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56.2%는 해외바이어의 신규 수출상담이, 45.7%는 해외로부터의 주문이 줄어들고 있다고 대답했다. 현지공장에서 매출, 영업이익 등에 악영향이 나타났거나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는 업체도 절반 가량인 49.5%에 달했다. 사스 발생국의 주재원 철수(7.5%), 납품시기 연기요청(16.4%), 현지공장 가동의 어려움(13.2%) 등의 피해는 아직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 대 중국 수출차질이 연간 예상수출액 대비 2% 미만이라는 기업이 51.2%로 가장 많았으며, `6-10%' 17.1%, `3-5%' 15.9%, `15% 이상' 8.5%, `11-15%' 7.3% 순이었다. 그러나 사스가 장기화할 경우 15% 이상 수출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대답은 36.7%나 됐다. 국가별 수출 차질은 중국이 68.2%로 가장 많았고, 홍콩 15.4%, 싱가포르 4.9%, 대만 2.2%, 기타 9.3% 등이었다. 수출업체들은 사스 피해가 장기화될 경우 현지경기 위축(35.1%)을 가장 걱정했으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바이어의 아시아 제품 기피(27.7%), 현지 마케팅 위축(17.6%), 주재원 철수 및 현지 생산공장 가동차질(9.6%) 등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기업들은 사스 확산에 따른 대책과 관련, 전체의 89.5%가 `대응책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대응책을 마련했다는 경우도 인터넷 무역활용, 주재원 일시 귀국, 해외출장 자제 등 소극적 대책이 대부분이었다고 무역협회는 설명했다. 수출업체들은 사스로 인한 수출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가 사스 안전국이라는 사실을 적극 홍보하는 한편 피해업체에 대한 금융 및 세제 지원, 국내 수출상담회 개최, 방역강화 및 해외출장자에 대한 사스 예방교육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