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가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 텍사스는 29일(한국시간)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박찬호(30)를 15일짜리 부상자 명단(DL)에 올려 마운드에서 제외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에따라 박찬호는 토론토 원정경기에 동행하지 않았고 부상자 명단 등록 시기는 28일로 소급 적용된다. 또 박찬호의 전담포수인 채드 크루터는 이날 팀에서 방출됐다. 텍사스의 이같은 조치는 박찬호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 것으로 풀이된다. 박찬호를 부상자 명단에 올린 표면적 이유는 허리 부상이지만 더이상 마운드를맡길 수 없다는 벅 쇼월터 감독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찬호는 지난 해 두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오르고 한 차례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컨디션을 조절했지만 계약상 마이너리그행을 거부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쇼월터 감독은 박찬호를 마이너리그가 아닌 부상자 명단에 올려 스스로를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을 부여했다. 지난 해 5년간 6천500만달러의 장기 계약을 맺었던 박찬호는 첫 해 9승8패, 방어율 5.75로 기대에 못미쳤고 올 시즌에는 6경기에 등판해 1승3패, 방어율 7.16으로더욱 악화됐다. 전성기의 불같은 강속구는 사라졌고 140㎞대의 평범한 직구와 커브만으로 힘들게 버텼는데 최근에는 제구력마저 완전히 실종, 빅리그의 선발투수로 기용할 수 없는 상태다. 박찬호가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는 기간에 전성기의 구위를 되찾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보름뒤에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박은 불펜투수로 마운드를 들락거리는처지로 전락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