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 협조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선진7개국(G7)은 침체를 우려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경기부진에 빠져 있고, 아시아경제는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충격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사스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고, 침체위기의 세계경제를 구할수 있는 대책으로 협조 금리 인하를 최우선적으로 꼽고 있다. 세계 협조 금리 인하는 미국에 의해 주도될 전망이다. 미국 경제뉴스전문인 CBS마켓워치는 26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5월6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CBS마켓워치는 △FRB의 경기회복 미흡진단 △부진한 1분기 성장률을 들어 FRB가 현행 1.25%인 정책금리(연방기금금리)를 1%로 0.25%포인트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FOMC 회의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는 베이지북(경기전망보고서)에서도 FRB는 3~4월 경기가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 금리인하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지난 주말 발표된 1분기 미 경제성장률은 기대(2.3%)에 훨씬 못미치는 1.6%에 그쳤다. 미국의 금리인하시 다른 G7 국가들도 동반 금리인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매우 높은 편이다. 침체위기에 놓여있는 영국과 유로존 캐나다는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환율불안(자국 통화가치 상승)에 대한 우려가 사라져 마음놓고 금리를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중앙은행과 유로존의 유럽중앙은행(ECB)은 다음달 15일이나 29일쯤 금리를 내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같은 국제경제기구도 유럽의 금리인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유로존과 영국의 금리인하 분위기는 무르익은 상태다. 지난 주말 OECD는 유로존의 올 성장률 예상치를 당초의 1.8%에서 1%로 대폭 낮추면서, ECB에 대해 경기회복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0.5%포인트의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하시기도 빠를수록 좋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스 여파로 올 성장률이 당초의 4%에서 2.5%로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 캐나다도 금리인하가 시급한 편이다. 사스 피해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아시아권에서는 이미 연쇄 금리인하를 예고하는 물꼬가 터졌다. 뉴질랜드가 지난 24일 사스 여파로 인한 경기둔화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것이다. 리먼브러더스증권의 롭 서버러만 이코미노스트는 "뉴질랜드의 금리인하로 아시아지역에 연쇄 금리인하 징후가 엿보인다"며 호주 홍콩 한국 대만 말레이시아가 조만간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은행도 사스에 따른 경제충격을 이유로 올해 동아시아의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5.5%에서 5%로 하향 조정, 이 지역의 금리인하가 불가피함을 시사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