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아(옛 모디아소프트)가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회사는 2백9억원의 유상증자에 성공,'급한 불'은 끈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향후 영업전망이 불투명한 데다 김도현 사장의 지분율이 낮아져 경영권 향방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22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모디아는 이날 2백9억원 규모(3백62만주)의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공시했다. 증자로 늘어난 주식은 24일 코스닥시장에 등록된다. 모디아는 유상증자 자금 중 일부를 단기차입금과 외상매입금을 갚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는 운영자금으로 쓸 계획이다. 유상증자로 김 사장의 지분율은 7.93%에서 4.16%로 낮아졌다. 김 사장의 지분율은 한때 44%를 웃돌았다. 모디아는 증자 성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동성 위기의 불씨가 남아있다. 지난 2001년 12월 발행한 5년만기 해외신주인수권부사채(BW) 1천5백만달러가 조기상환 옵션에 따라 만기일 전에 상환 청구될 가능성이 있다. 이 BW(행사가 8천8백36원)가 주식으로 전환 청구되면 2백17만여주를 발행해야 한다. 주력분야인 모바일 시스템통합(SI)산업의 특성상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여의도 본사사옥 구입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산업은행과 한미은행에서 7억엔가량을 차입했기 때문에 환율 변동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모디아는 지난해 영업악화와 매출채권 대손상각,투자 유가증권 손실 등으로 3백25억원의 적자를 냈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냈고 등록 당시 조달한 자금도 대부분 소진돼 유동성 위기가 쉽게 해소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주가조작에 연루된 것은 신규 수주에 치명적"이라며 "이번 유상증자는 급한 불을 껐다는 것 외에는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도 SI산업 회복 조짐이 없어 흑자를 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면서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방안으로 김 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김 사장이 신뢰성은 잃었지만 기술력과 업무추진력만은 내외부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면서 "회사 경영에서 손을 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한다"면서 "자금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2백9억원을 조달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성장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