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방송은 최근 미국에 대한 비난성 보도를 눈에 띄게 줄이고 있다. 하루 `수건'씩 쏟아내던 북한방송의 대미 비난 기사가 최근들어 줄어든 것은 김일성 주석 91회 생일(4.15)행사를 집중적으로 보도한 측면도 있지만, 지난 12일 외무성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과의 회견에서 `미국과 양자회담' 주장에서 한 발짝 물러서 `다자회담 참가'를 시사한 것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방송은 김 주석 생일을 전후해 주로 생일행사와 관련한 보도를 집중적으로 내보냈다. 김 주석 생일 이후에도 북한방송은 여전히 생일행사와 관련한 내용을 크게 다루고 있고, 미국 비난성 기사는 1∼2건에 불과한 수준이다. 미국의 반대쪽 시각에서 관심있게 전했던 이라크전과 관련한 보도는 최근 아예 내보내지 않고 있고, 매일 수건씩 내보내던 독수리연습 등과 관련한 무력증강 비난도 찾기 어렵다. 미국 비난성 보도가 많이 줄어든 대신 북한방송은 일본과 관련한 논조를 많이 내보내고 있다. 일본 관련 보도는 대체로 `일본인 피랍자'와 `북한의 미사일' 등과 관련한 일본 고위 관리들의 발언, 첩보위성 발사 등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베이징에서 북한과 미국, 중국 `3자회담' 개최 사실이 전해진 16일 북한방송은 미국 비난성 기사는 한 건도 없었고, 17일 오후 8시 현재 `남한에서 미국의 핵전쟁책동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미군철수국민운동본부의 이라크전 논평', `북한을 지지하는 인사들의 호소문', `이라크전과 관련한 민족통신 논평' 등 주로 우회적인방법으로 언급했을 뿐 미국을 직접 비난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정연식기자 j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