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국제사회가 미국의 대이라크 전략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고 오히려 미국측 주장에 동조하는 등 전쟁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11일 입수된 민주조선 최근호(4.4)는 "미국이 사찰을 통한 이라크의 무장해제를 요구하자 국제사회는 그것이 전쟁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도로 보고 미국의 주장에 동조했다"면서 "이번 전쟁은 국제사회가 미국의 주장을 각성있게 대처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이라크사태는 무엇을 보여 주는가'란 제목의 '시사해설'을 통해 그같이 주장한 뒤 "이라크사태는 미국의 침략적 본성을 꿰뚫어보지 못하고 조금이라도 동조한다면 미국의 침략전쟁책동을 부추기는 엄청난 실책을 범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미국은 애초부터 사찰결과에 관계없이 주권국가인 이라크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조건을 계속 내걸고 그것을 문제삼아 전쟁을 도발하려는 음흉한 속셈을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민주조선은 또 이번 전쟁은 "자기 나라 문제는 자체의 힘에 의해 자기의 이익에 맞게 풀어가야 한다는 심각한 교훈을 남겼다"며 "특히 나라와 민족의 생사존망을 결정하는 문제는 철두철미 자기의 힘을 믿고 자기 민족의 이익에 맞게 자주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라크는 남에게 기대를 걸면서 양보와 후퇴, 정치적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며 "그러나 자기 인민의 힘을 믿고 죽음을 각오하고 미국과 당당히 맞섰다면 오늘과 같은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조선은 "우리는 모든 문제를 인민의 이익과 세계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 견지에서 자주적으로 풀어갈 것"이라며 "우리를 이라크와 같이 보고 조선반도 문제를 이라크식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오산이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sknk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