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지상군이 바그다드에 근접하면서 이라크군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이 대두하고 있다. 이라크전 개전 이후 이라크군의 화학무기 사용 여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군이 소위 화학무기 방어선인 `레드 존'에 진입함에 따라 화학전 발생가능성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레드 존은 이라크군이 바그다드 주위에 둘러친 화학무기 방어선으로 바그다드남부 80㎞ 지점의 카르발라에서 바그다드 남동부 128㎞ 지점의 쿠트에 이르고 있다. 미군 제3 보병사단과 제1 해병 원정대는 레드 존을 넘어 이라크 최정예 공화국수비대와 전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군은 이들 부대에 화학전에 대비할 것을 지시했으며 이 지역에서전투를 벌이고 있는 미군 병사들은 방독면과 방호복을 착용하는 등 화학전 장비를착용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의 빈센트 브룩스 준장은 "이라크군의 화학무기 공격은 화학전 대비 장비를 착용하게 할 뿐이며 우리의 진군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영 연합군은 아직 이라크에서 화학무기를 발견하지 못했으나 이라크는 야포와 로켓에 실어 보낼 수 있는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미군은 이라크의 화학무기 사용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이라크 군 지휘 통제부에 대해 집중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다. 이라크군 지휘 계통을 분쇄해 화학무기 사용명령이 시달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화학무기 공격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화학무기 사용으로 인한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이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케네스 폴락은 "대량파괴 무기 사용은 후세인의 최악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미국 주변의 여론을 자극해 후세인에게 어려움을가중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퇴역 공군 장성인 메릴 맥펙은 화학무기는 실전에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고밝혔다. 멕펙은 화학무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바람의 방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하게 이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화학무기는 적군 뿐 아니라 아군도 살상할 수 있는것"이라고 지적했다. 헤리티지 재단의 국방 전문가인 잭 스펜서는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가장 좋은대응 방법은 "예외적으로 강력한 비난과 함께 매우 강력한 재래식 무기로 보복하는것"이라고 말했다. 스펜서는 "전쟁을 예정대로 계속하는 것에서 이론적으로 핵무기 사용을 포함,최대의 파괴로 대응하는 데 까지 모든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관리들은 이라크가 퇴각을 은폐하거나 내부 폭동을 진압하기 위해 화학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라크는 사린 가스, VX 신경가스, 겨자 가스 등의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는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