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폐렴증세의 괴질인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 북미와 유럽 등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일 중국과 홍콩등 아시아에서 시작된 괴질이 유럽과 북미 등 전세계로 급속히 확산, 세계 15개 국에서 1천6백22명의 감염자가 나왔고 이중 62명이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라크전쟁의 충격으로 휘청거리는 세계경제는 괴질공포까지 겹쳐 더욱 암울한 모습이다. 골드만삭스와 BNP 파리바 페레그린 등 세계 각국의 투자은행들은 괴질 직격탄을 맞고 있는 홍콩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거나 조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에 앞서 ABN 암로는 괴질로 홍콩 증시가 곤두박질치고 소비지출이 급감하고 있다면서 홍콩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5%로 하향조정했다. 암로측은 "홍콩 정부가 앞으로 단시일 안에 괴질 확산을 저지하지 못한다면 경제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며 무역과 관광 중심지로서의 이미지도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보건당국은 이날 베트남발 여객기에 탑승했던 3명이 괴질증세를 보였다며 아시아 여행자제를 당부했고 미국 영국 캐나다 등도 같은 조치를 취하면서 전세계 항공.여행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태국은 괴질로 관광객이 급감, 경제 성장에 차질이 불가피해지는 등 관광 및 여행산업을 중심으로 세계경제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경제의 관광의존도가 높은 태국 정부는 "이라크 전쟁 여파는 미미하지만 괴질은 심각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금세기 들어 처음 발생한 이번 괴질은 과거와는 달리 항공 여행의 보편화로 비행기를 통해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점이 특징"이라며 "이번 괴질은 경제의 세계화(글로벌리제이션)에 제동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박기호 기자 kp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