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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춘의 '경제특강'] '전쟁과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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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화제 중의 하나가 '전쟁은 과연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와 '미국은 유엔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쟁을 치를 수밖에 없었나'하는 점이다. 이제 미국과 이라크 간의 전쟁이 발생한 지도 열흘이 지났다. 지금까지 전황으로 본다면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본격 제기되면서 경제에는 약(藥)보다는 독(毒)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분명히 미국과 이라크 간의 전쟁은 경제에 악재임에 틀림없다. 만의 하나 이번 전쟁이 전면적인 중동전으로 비화돼 상당기간 장기화될 경우 세계 경제는 복합불황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행인 것은 이번 전쟁에 대한 우려와 전쟁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각국의 움직임이 종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은 원유 공급을 늘릴 뜻을 비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전쟁을 반드시 암울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특히 한 나라의 경제 성장에 있어서 경제활동을 하고자 하는 심리가 노동, 자본과 같은 생산요소보다 중시되는 상황에서는 이번 전쟁을 암울하게 받아들일 경우 의외로 충격이 커질 수 있다. 일부 기관들이 경기회복 지연요인으로 전쟁위험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이라크 공포증(Iraqnaphobia)'을 경계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이번 전쟁은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에 약(藥)이 될 수 있을 것인가. 결론부터 말한다면 과거 비슷한 경우를 겪었던 미국과 세계 경제의 모습에 비추어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실제로 1929년 대공황 당시도 최근과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팍스 브리태니카(Pax Britannica)'를 실현한 영국 경제가 붕괴되면서 세계 경제가 극심한 불황국면에 빠졌다. 이런 불황의 깊은 고리를 차단시켰던 것이 바로 2차 세계대전이었다. 2차 세계대전에 따른 단기적인 침체요인에도 불구하고 적체된 과잉상품을 처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1960년대에 들어서도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 이후 베트남 특수로 미국 경제 역사상 최장의 호황국면으로 평가받고 있는 '케네디.존슨 경기호황 시대'가 열렸다. 90년대 들어서도 걸프전쟁을 통해 80년대 호황과정에서 누적된 일부 산업의 공급과잉 문제가 해결되면서 미국 경제가 91년 3월부터 10년간에 걸친 '신경제(new economy)'의 신화를 낳았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전쟁이 경제에는 반드시 부정적이지 않다는 얘기일까. 이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미국 경제의 장기 경기 순환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보통 미국 경제는 군수분야에서 개발된 첨단 기술물자가 민간으로 이양되는 과정에서 외부경제(external economy)가 창출된다. 그 결과 민간부문에서는 생산성이 제고돼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든다. 반면 이런 고리가 작동되지 않으면 침체기를 맞는다. 이번에도 90년대 이후 저유가 지속에 따른 재정사정 악화로 미 군수물자의 최대 수요처인 중동의 수입이 줄어들어 재고가 누적돼 왔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이번 전쟁이 미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을 해결시켜줄 가능성도 높다. 특히 미국은 경제 위기를 기회로 삼는 '역발상 경제(reverse economy)'의 이점을 잘 활용하는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것이 이번에 미국이 전쟁을 치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의 하나로 꼽힌다. 물론 실제로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는 별개의 문제다. 우리 경제는 어떤가. 한마디로 전쟁과 같은 위기를 기회요인으로 삼은 적이 비교적 드물다. 오히려 대외환경의 악재가 나타나면 우리 경제는 가장 큰 충격을 받는다. 이른바 전쟁 등에 따른 나비효과(butterfly effect)가 크다는 의미다. 이제부터 우리 경제도 '역발상 경제'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는 국가가 돼야 한다. ----------------------------------------------------------------- [ 용어풀이 ] 외부효과 (external effect) =어떤 경제활동과 관련해 다른 사람에게 의도되지 않은 혜택이나 손해를 주면서도 이에 대한 대가를 받지도 지불하지도 않는 상태를 말한다. 이 때 혜택은 외부경제(external economy), 손해는 외부불경제(external diseconomy)로 구분된다. <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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