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인 LG그룹측과 본인의 이사 연임 여부를 놓고 대립하던 하나로통신[33630] 신윤식회장이 28일 주주총회에서 연임 포기 및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 회사의 향후 진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업계에서는 신 회장의 사퇴가 향후 하나로통신이 데이콤[15940], 파워콤,LG텔레콤[32640] 등 LG계열 통신사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보고 있다. 제2 시내전화 사업자이며 시장점유율 30%로 초고속인터넷업계 2위인 하나로통신이 LG그룹의 영향권 안에 들어갈 경우 LG그룹은 시외 및 국제전화(데이콤), 기간 통신망(파워콤), 이동통신(LG텔레콤), 통신장비 및 단말기(LG전자) 등 사실상 모든 통신사업 영역에 진출하게 된다. 실제로 정보통신부가 추진해 온 소위 `통신 3강' 정책도 이러한 구도를 암묵적으로 전제한 가운데 마련된 것이라는 시각이 업계에서는 일반적이다. 그러나 LG그룹측이 즉각 하나로통신 경영권 장악에 나서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LG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하나로통신 지분은 13.1%에 지나지 않으며 공식적으로는 계열분리돼 있으나 사실상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LG화재[02550] 보유 지분까지 합치더라도 15.9%에 불과하다. 삼성그룹(8.5%), SK그룹(5.5%), 대우증권(4.3%) 등 다른 주요 주주들이 LG그룹 견제에 나설 경우 LG측의 경영권 장악은 불가능한 셈이다. LG그룹측 또한 공식적으로 하나로통신 경영권 장악 의도를 부인하고 있다. "신 회장 연임 반대는 하나로통신의 경영권 확보 차원에서 나온 것이 아니며 주주로서 하나로통신의 경영을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심사숙고 끝에 결정한 것"이라는 게 LG그룹측의 공식적인 설명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보아 LG그룹측은 하나로통신 경영권 장악에 즉각 나서기보다는 삼성, SK, 대우증권 등 다른 주요 주주들과 입장을 조율하는 가운데 최대주주로서의 목소리를 내면서 각종 협력사업을 통해 하나로통신을 LG그룹 영향권으로 서서히 끌어들이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현재 LG그룹 통신사업의 중심인 데이콤이 지난 1990년대 말 이와 유사한 과정을 거쳐 LG그룹에 편입됐던 전례가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