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체제 굳히기에 나선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발걸음이 무거웠다. 우즈는 2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 6천950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상금 650만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와 보기를 3개씩 주고받아 이븐파 72타에 그쳤다. 경기를 마친 제이 하스, 스킵 켄달, 봅 트웨이, 로코 미디에이트 등 4명과 16번 홀까지 경기한 케빈 서덜랜드(미국) 등 모두 5명이 4언더파 68타로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우즈는 선두권에 4타 뒤진 공동 36위권에 처졌다. 언제라도 선두를 따라잡을 수 있는 위치지만 독주 굳히기와 2년만의 패권탈환을 위해 나선 우즈로서는 비와 돌개바람 등 악천후속에 마음만 급한 하루였다. 올시즌 4개 대회에 출전, 3차례나 우승하며 `황제'의 위용을 뽐낸 우즈지만 이날 만큼은 화려했던 `황제의 샷'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이 43%에 그칠 정도로 드라이브샷이 흔들렸고 그린적중률도 60% 대에 그치는 등 발목까지 빠지는 러프에 고전했다. 그나마 곳곳에 도사린 위기상황을 특유의 정교한 퍼팅과 칩샷으로 피하며 자칫 5오버파 이상 스코어가 늘어날 수 있었던 상황을 이븐파로 막아 체면치레를 했다. 지난주 배탈로 고생하던 와중에도 2위권에 무려 11타차로 승리를 거머쥐었던 베이힐인비테이셔널에서의 무결점 슈퍼샷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 1번홀 티샷을 빽빽한 소나무숲으로 날려버린 우즈는 `차라리 러프에 빠져라'라고 중얼거리며 답답한 심정을 표현했고 4번홀과 5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보기로 2타를 잃으면서 지난주부터 이어져온 47홀 연속 노보기 플레이도 끊겼다. 6번홀(파4)에서는 2번 아이언으로 친 볼이 벙커로 둘러싸인 풀숲에 빠졌고 7번홀(파4)에서는 잘 맞은 드라이브샷이 왼쪽으로 치우치는 등 위기가 이어졌다. 잇따라 찾아온 위기상황에서도 안정된 샷으로 위기를 모면한 우즈는 후반 11번홀(파5)에서 첫 버디를 낚았다. 그러나 14번홀(파4)에서는 페어웨이를 놓친 뒤 칩샷한 볼이 어이없게 컵을 지나쳐 6m나 달아나는 등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16번홀(파5), 러프에서 친 칩샷이 깃대 옆 1m 거리에 붙으면서 버디를 낚은 우즈는 연못 한가운데 그린이 있는 17번홀(파3)에서 멋진 웨지샷으로 1타를 더 줄이면서 이븐파 스코어를 만든 뒤 첫 날 경기를 마쳤다. 드라이버와 퍼터를 교체하고 공격적인 플레이로 부진 탈출에 나선 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도 `제5의 메이저'로 불릴 만큼 어려운 스타디움 코스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12번홀까지 경기를 마친 최경주는 버디는 2개에 그친 반면 보기는 5개나 범해 3오버파로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 선두로 나선 4명 가운데 하스, 트웨이, 미디에이트 등 3명이 40대, 또 켄달도 올해 38살로 첫날 경기에서는 노장들의 투혼이 빛을 발했다. 한편 이날 천둥번개로 경기가 연기되면서 1라운드 경기를 마치지 못한 68명의 선수들은 오는 29일 잔여 경기를 치른 뒤 곧바로 2라운드에 들어간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