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8일자) 이라크戰 장기화에 대비해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단기전으로 끝나리라는 낙관적인 예상 아래 급등했던 세계주요 증시는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고,개전이후 일시적으로 안정됐던 국제유가 역시 큰 폭으로 올랐으며 달러화도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세계경제가 장기침체를 면치 못할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우리를 포함한 아시아경제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 분명하고 보면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가뜩이나 북한핵 위기,SK글로벌 사태,가계대출 부실 등이 겹쳐 국가신용도 마저 흔들리고 있는 우리 입장에선 더욱 그렇다.
이라크전의 향방은 바그다드 공방전이 본격화될 앞으로 1~2주가 고비가 될 것이라는 견해가 유력하다.
그러나 설령 미.영 연합군이 바그다드를 점령한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상당한 인명피해를 입게 될 것이며,이라크군이 게릴라전으로 대항할 경우 과연 1~2달안에 전쟁을 끝낼 수 있을지 조차 의문이다.
더구나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와 소비위축으로 인해 미국경제가 전쟁의 승패와 관계없이 앞으로 상당기간 침체를 면치 못하리라는 전망이고 보면,이라크전 장기화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우선 정부당국은 경제전반에 걸쳐 위기대응 노력을 더한층 강화해야 마땅하다.
경제부처장관 간담회를 비롯해 대책회의가 잇달아 열리고는 있지만 아직 상황인식이 미흡한 감이 없지 않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바람에 지난해 말부터 적자로 돌아선 국제수지,소비.투자위축으로 인한 경기하강세 등이 더이상 심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MMF 환매요구 쇄도와 카드채 상환연장 거절로 인해 국내금융시장이 이미 적지않은 혼란을 겪고 있는 만큼 강력한 금융안정 대책을 서둘러 내놓아야 옳다.
국제금융관련 협력강화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우리경제를 짓누르는 불안요인들이 대부분 통제하기 어려운 외생변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자칫 컨트리 리스크(국가위험도)가 올라가면 당장 외화자금 차입금리가 상승할 것은 물론이고 최악의 경우 해외 크레딧라인의 경색도 배제할 수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우선 해외 투자자들과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우리경제의 펀더멘탈에 문제가 없음을 홍보하는 노력을 배가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해외투기자본의 준동을 막고 역내통화 환율안정을 위해 동아시아각국의 공동대응방안 모색에도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