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라크가 미군 사망자 4명과 포로 5명을 TV에 공개한 데 대해 미국이 국제법 규정을 들먹일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24일 미국이 유엔을 전적으로 무시했기 때문에 유엔 관할 기구와 연관되는 문제를 제기할 권한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고 말레이시아 신문 스타가 25일 보도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라크 병사들이 머리에 손을 얹은 채 투항하는 모습이 TV에 비쳐지는 것이 예사인데 이라크가 미군 포로를 TV에 보여주는 것이 무엇이 잘못됐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미국이 국제법을 전적으로 무시하고 이라크 공격에 나섰기 때문에 국제법을 제시하고 나서는 것은 이미 때가 조금 늦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미국의 압력 때문에 자유롭게 행동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아난 총장은 전쟁발발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임해야겠지만 그가 사임하면 여러 강대국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후임 선출이 어렵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의회는 24일 이달들어 두번째로 마하티르 총리가 상정한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한 항의 동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말레이시아 의회는 2주전에도 미국이 유엔결의를 무시하고 이라크를 공격하는데 반대하는 결의안을 가결했다. (방콕=연합뉴스) 김성겸특파원 sungkyu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