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잠원동 돌공인중개 진명기(49) 대표는 희한한 계기로 땅과 인연을 맺는다. 70년대말 고시공부를 하다 건강이 악화돼 걷기조차 힘든 때가 있었다. 공기 좋은 곳을 찾아 다니라는 의사의 조언이 그를 "땅도사"로 변신시켰다. 그는 지난 80년 부동산중개업을 시작한 후 아파트 계약서는 단 한번도 쓴 적이 없다고 한다. 토지와 농가주택만을 중개했다. 역마살 탓을 내세우는 그의 유일한 취미는 현장답사다. 1년이면 10만km 이상을 자동차로 주행하며 현장을 찾아 다닌다. 땅 전문가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토지 투자에 실패한 사람들이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진 대표는 땅 투자에 실패하는 부류를 크게 두가지로 나눈다. 첫번째는 땅을 보고 첫 눈에 반하는 경우다. "땅은 계절에 따라,아침과 저녁에 따라,보는 이의 감정에 따라 가치가 달리 매겨질 수 있는데 첫 눈에 반해 덜컥 계약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그는 지적한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주변의 말만 믿고 계약하는 경우도 첫 눈에 반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두번째는 땅과 수없이 맞선을 보면서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다. 수천만원의 비용을 들여가며 몇 년째 전국의 땅을 보러 다니지만 결국 1평도 매입하지 못하고 진 대표에게 도움을 청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땅 투자에 있어 너무 성급해도,좌고우면해도 안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기 맘에 드는 몇 곳을 고른 뒤 여러차례 반복해서 답사만 해도 실패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진 대표가 오랜 경험을 통해 얻은 "성공적인 땅 투자" 요령이다.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