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尹부총리의 '가벼운 입'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서울대의 공익법인화 방안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7일·P방송 인터뷰)
"한번 검토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개인'생각을 말한 것이다."(7일·기자 간담회)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유보해야 할 것 같다."(8일·K방송 인터뷰)
"NEIS 유보 발언은 임명장을 받기전 (개인 자격으로) 했던 말이 녹음돼 방송된 것이다.
(NEIS는) 생각했던 것보다 문제가 크지 않은 것 같다."(12일·NEIS관련 학교 방문)
"현행 학제를 '초등학교 5년,중·고교 통합 5년,대학교 3년'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 의견을 들어보겠다."(15일·C일간지 인터뷰)
"정책으로 추진하겠다는 게 아니고 '개인 윤덕홍'으로서 지금쯤 학제 개편을 검토해 볼 시기가 됐다는 뜻이었다."(17일·기자간담회)
지난 7일 취임한 윤덕홍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놓은 말들이다.
서로 상반된 이야기가 한 사람의 입에서,그것도 열흘 남짓한 기간 중 쏟아져 나왔다.
일관성은 어디에서도 찾기 힘들다.
그나마 있다면 "인간 윤덕홍으로서,아이디어 차원에서 한 말이지 교육부 수장으로서 한 얘기는 아니다"라는 얼버무림 정도랄까.
윤 부총리의 잇단 실언은 "공인으로서 처신법을 잘 모르고 자유분방했던 교수적 버릇이 몸에 배 벌어진 일"이라는 순진한(?) 변명만으로 넘겨버리기엔 도가 지나치다.
교육당국에 대한 국민의 가장 큰 불만은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윤 부총리의 '가벼운 입'은 교육계의 불신만 증폭시킬 소지가 크다.
벌써 교육계 일각에선 "참여정부의 '개혁' 완장을 두른 부총리가 뭔가 획기적인 것을 단시일내에 보여주고싶어 안달하는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원하게 (교육을) 바꿔볼 생각"이라며 개혁의지로 가득 찬 윤 부총리이지만 교육계의 공감대를 키우는 노력 없이는 오히려 개혁을 그르칠까 우려된다.
지금은 "교육계의 갈등을 끌어안고 교육주체간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던 전임 이상주 부총리의 당부를 곰곰이 되씹어 볼 시점인 것 같다.
이방실 사회부 기자 smile@hankyung.com